신문 과열경쟁 토론회 지상중계-토론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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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신문의 과열경쟁을 진단하고 그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한국언론학회(회장 김정기)주최로 26일 오후2시 서울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렸다.「신문전쟁,이래도 되는가」를 주제로이효성(성균관대교수.언론학).손석춘(한겨레신문 여론매체부 미디어팀장)씨가 주제발표를 하고 남영진(한국기자협회장).심재택(미디어 오늘 편집인).안병찬(경원대교수.언론학).유일상(건국대교수.언론학).인명진(바른언론 발행인).임춘웅(관훈클럽 총무.서울신문 논설위원).주동황(광운대교수 .언론학)씨등이 토론에 나섰다.김정기 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 신문판매경쟁 문제를다루는 주요 신문들이 자사 이기주의에 빠져있다』고 개탄하고 『이래서는 문제해결이 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날 논의내용을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註] ◇임춘웅=언론이 정부에 대고 간섭해달라 하고 정부는 언론자율로 해결하라고 하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 이번 사태를 통해 벌어지고 있다.판촉경쟁에서 나타난 사건을 갖고 정부에 간섭을 요구한다면 언론자유를 훼손당하는 불행한 사태로 비화할 것이다.정치.재벌.언론의 3대권력중 재벌과 언론이 합치면 위험하다고 하는 시각은 너무 과장된 발상이다.
한국에서 어느 한 신문에 의한 정보 독과점은 불가능하다.또 재벌언론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데도 이번 사태를 과장.
확대한다면 더 큰 위험을 부를 수도 있다.
◇남영진=기자들이 신문전쟁의 무기나 도구로 이용되는 점을 우려한다.신문전쟁에 무차별적으로 지면을 할애하는 것도 독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심재택=언론의 윤리.공익성을 저버리고 신문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한 「정글의 법칙」만이 남아 이번 사태를 불렀다.때문에 이번사태가 언론의 자부심을 회복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재벌과 언론은 분리돼야 한다.재벌의 신규참 여는 금지돼야 하고 이미 참여한 재벌언론은 모그룹과 분리돼야 한다.
언론은 또 어느 족벌에 소속돼서도 안된다.족벌체제의 신문들도족벌 전체의 주식지분율을 끌어내려야 한다.
◇안병찬=중앙일보가 주도하는 신문의 개선.개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됐다.재벌의 언론소유가 문제는 많지만 해체할 수는 없지 않은가.중앙일보는 소유와 편집의 분리를 통해 언론사답게 삼성과의 차단을 꾀해야 한다.언론재벌도 마찬가지다.초록은 동색이다.언론재벌도 이 기회에 족벌체제에서 벗어나 언론의 힘인 도덕성을 확보해야 한다.
◇인명진=언론의 자율을 강조하는 정부의 태도가 못마땅하다.재벌의 언론소유에 대한 기본정책이 나와야 한다.이런 상황에서는 시민운동밖에 없다.시민의식이 미숙하니까 강매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시민이 각성하고 나서야 할 때다.지식인 과 학자들도수용자운동을 지원해야 한다.회사가 기본적인 도덕성을 저버릴 때가장 먼저 반응해야 할 주체가 노동조합이다.언론사 노동조합은 자사이기주의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유일상=재벌의 언론소유에 따른 문제는 가족대표가 한사람만 참여하게 되는 재단법인으로 만들면 개선이 가능하다고 본다.이번문제를 공보처 단독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연구자.언론인등의 지혜를 빌려 신문시장을 철저히 연구해 공정거래를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신문.잡지 부수 감사 기구(ABC)제도에는 원칙적으로는 반대하지 않지만 자칫 시장고착화를 부를 수도 있기때문에 철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합동판매도 신문사업자간의 완전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취재. 보도의 자유와 함께 언론자유의 중요한 요소인 배포의 자유를 차단,언론의 자유를 축소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주동황=신문사간의 증면경쟁이 판매경쟁으로 바뀌었다.과당경쟁의 마지막 단계로도 볼 수 있다.각 신문이 기업윤리.영업윤리.
판매윤리.보도윤리등을 회복해야 할 때다.재벌이 신문을 소유하지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미 소유한 것은 어떻게 할것인가.대안없이 소유를 금지하는 것은 신문업계의 진입을 막는 장벽을 쌓는 꼴이다.
이경철.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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