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올림픽 운영 엉망.무질서 100주년올림픽 먹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애틀랜타올림픽의 대회운영이 엉망이다.경기장 안의 환성과 박수와는 대조적으로 교통.행정.정보서비스.보안등 조직위원회의 각종지원체계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각국 언론은 이번 올림픽이 사상최대의 혼란을 빚고있다고 이구동성(異口 同聲)이다.과연 무엇이 문제인지,실태와 원인,세계언론의 목소리 등을 모았다. [편집자註] 「사상 최대의 혼란.」 개막 7일째를 맞은 애틀랜타올림픽에 내려진 평가다.
교통.행정.정보서비스등 각종 지원체제가 1백주년 올림픽이라는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엉망이다.
미국언론조차도 『애틀랜타올림픽 조직위가 각국 선수단의 불만을불러일으켜 세계가 하나가 되게했다』고 비난할 정도다.
문제는 이런 혼란이 당장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데 있다.
올림픽정보 초고속도로가 왜 부실도로로 변했는지 시스템운영회사인 IBM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며 길을 모르는 3천명의 버스기사에게 갑자기 길눈을 뜨게 만들 묘책도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말썽의 원인은 첫째,경비절감을 위해 훈련이나 책임감이부족한 자원봉사자에게 행정의 대부분을 맡겼고 둘째,조직위측이 돈벌이에만 급급했지 실제 경기운영 준비에는 관심을 덜 기울였던데 있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교통=영국의 조정선수 스티븐 레드그레이브 등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조정경기장으로 가는 조직위의 버스를 2시간여기다리다 시합에 늦을뻔한 뒤 막바로 선수촌을 나와 경기장이 있는 레이크레인 근처의 게인스빌로 숙소를 옮겼다.
울프크릭 사격경기장으로 기자들을 싣고가던 버스가 중간에 고장나는 바람에 상당수의 기자들이 경기를 취재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 올림픽 경기장 연결버스를 운행하는 자원봉사 버스기사 3천명중 상당수가 애틀랜타시의 지리를 잘 모른다.대부분 타주 출신인 이들은 비가 내리자 버스의 와이퍼 작동장치를 찾지못해 운행을 중단하는가 하면 행선지를 몰라 빙빙 돌다가 한두시 간씩 늦게 목적지에 도착한다.이틀간의 교육을 받고 투입된 버스기사중 60여명이 『겁이 나 더 못몰겠다』며 이미 그만둔 상태다.
◇행정=지난 20일밤 자이르 여자농구팀은 21일 오후 6시 자신들을 경기장으로 데려가겠다는 스케줄표를 조직위로부터 받고 아연실색했다.시합시작이 5시였기 때문이다.뉴기니에서 40시간 걸려 애틀랜타에 도착한 선수단은 하츠필드 국제공항 에서 ID카드를 발급받는데 무려 7시간을 지체해야 했다.
그런가 하면 1만3천5백명을 수용하는 올림픽 종합수영장에는 간이 화장실이 두개밖에 설치돼 있지않다.
◇컴퓨터 정보시스템=선수들의 신상명세.엔트리리스트.경기일정,그리고 경기결과를 종료 2분내에 알려준다는 IBM의 「인포96」은 이번 경기 최대의 문제아가 되고있다.
펜싱선수의 신상명세를 요구하면 4백 우승자라는 자료가 나오는가 하면 유도선수의 나이가 95세로 입력돼 있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경기결과는 20분에서 심지어는 한시간씩 늦게 입력된다. 「하이테크 올림픽」을 자랑하던 조직위는 사람을 경기장에 파견해 경기결과를 팩스로 송신하게 한후 이를 복사해 프레스센터에서 나눠주는 구시대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심지어 경기가 시작됐는데도 엔트리조차 컴퓨터에 뜨지 않기도 한다.더 큰 문제는 IBM에서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는데 있다. IBM대변인 프레드 맥니는 『이유를 알면 당장 고쳤을 것』이라며 『여러 원인이 복합돼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현재 작업중』이라고 말했다.
◇보안=보안요원 복장을 하고 장탄된 권총을 든 인물이 지난 19일 개막식 직전 메인 스타디움에서 체포됐다.콜로라도주 출신의 롤랜드 애킨스(55)는 11발이 장전된 45구경 스미스웨슨반자동 권총과 칼을 갖고 행사장으로 들어가기 직 전 제지당했다.애킨스가 보안요원의 금속탐지기를 어떻게 통과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애틀랜타=조현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