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A기 추락 원인 규명 어떻게 돼가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 17일의 TWA기 폭발 원인을 조사해온 미 당국은 폭발이 비행기의 결함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의적 파괴활동」에 의한 것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를 찾았다고 CNN과 ABC 방송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22일 보도했다.
CNN은 인양된 비행기 동체에서 폭발의 단서가 되는 화학물질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ABC 역시 동체에서 폭파.화재 흔적이 발견됐으며 폭발물이 동체 안에 장치된 것인지 아니면 외부로부터 발사된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으나 수사관들은 바다 위의 배에서 미사일이 발사됐을 가능성과 관련해 도난.실종선박을 포함,폭발 당 시 인근 해역에 있던 모든 선박의 명단을 수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고원인 규명에 가장 중요한 블랙박스(음성및 비행기록장치)는 아직 어디에 가라앉아 있는지조차 모르며,희생자 2백50명의 시신중 지금까지 찾아낸 것은 1백5구에 불과하다.게다가유전자감식등 첨단 과학기술이 동원되고 있는데도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55명 뿐이다.
◇사고원인 규명=사고원인이 속시원히 밝혀지려면 블랙박스 회수가 급선무다(그림 참조).
미 연방수사국(FBI)은 블랙박스를 수거하기 위해 해군의 첨단 수색함정을 동원하는등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미 교통안전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부국장은『블랙박스의 파동음 발신장치가 모래 속에 파묻혀 있거나 다른 물체더미에 가려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블랙박스가 회수되더라도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에는 통상 1주일 이상 걸리며 심한 경우 7개월 이상 걸린 적도 있다고 밝혔다.
◇희생자 시신과 신원확인=공중폭발 뒤 산산조각난채 바다로 떨어진 당시 상황을 고려해볼때 상당수의 시신이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돼 앞으로 추가 시신 인양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인양된 시신도 온전한 상태인 것이 드물어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생자들=이번 사고는 세계 10대 항공사고중 하나로 기록될대형 참사다.
특히 이번 사고의 희생자중에는 어린이와 중.고등학생들이 많이포함돼 있어 많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올해 40세의 엔지니어 앤드루 크루커는 약혼녀와 케네디공항에서 작별인사한 것이 그녀와의 영원한 이별이 됐다.
그는 주말에 파리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 정식 청혼할 계획이었다.
이형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