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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SBS '별난동네 별난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장발에 마약복용,정처없는 방황과 집단생활로 우리에게 알려진 히피족. 『이지 라이더』등의 영화를 통한 그들의 모습은 자유에대한 갈망과 반전운동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큰 게 사실이다.70년대 국내 신문기사에서는 쉽게 「히피족 단속」이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장발이나 대마초 흡연자를 히피와 동일시한 것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다큐멘터리 『별난 동네 별난 사람들』2편 「그 농장엔 히피가 살지 않는다」는 히피를 새롭게 조명하고 인류를 위한다는 젊은 시절의 이상을 지키고 살아가는 그들을 통해 우리의 오해를 풀어주었다.
히피의 순기능적 역할을 살펴봄으로써 타인을 위하는 삶을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71년 세워진 미국의 팜이라는 공동체마을을 찾아갔다.2백여명의 히피들이 25년간 그들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곳.
대부분 대학졸업자로 독특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공동체안에서 의.식.주등 모든 것을 해결한다.반관료적이고 반전체주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그들이지만 자신만의 울타리안에 갇혀 살지는 않는다.
그들은 가축을 키울 땅에 채소를 심는다면 지구상에 굶는 사람이 없을 거라며 채식을 고집하고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자연분만법」을 연구한다.
이런 성과들을 타인과 공유하기 위해 공동체의 출판사를 통해 세계 각지에 보급하고 있다.각종 사업을 통한 이익은 자신들을 위해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풍요로운 세계 원조계획」(플렌티 계획)을 통해 각국의 난민이나 후진국에 원조하고 환경운동에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는 성적인 관계나 환각제 복용을 금하고 동거보다 결혼을 권한다.이렇게 자라난 2세들은 학교에서 히피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지만 자신들의 꿈을 소중히 지켜나간다.
「그 농장에…」는 자유롭지만 방탕하지 않고 인류의 문제를 걱정하는 삶을 실천하는 히피의 또다른 모습을 잔잔하게 담아내 X세대라 불리며 때로는 자신만을 아는 것으로 비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장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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