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가사하랴 내조하랴 쓴소리하랴 단체장 안사람 역할 정말 힘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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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17일 서울·경기·인천 지역 자치단체장 부인 60여 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전국을 지역별로 나눠 세 차례 개최하는 일정의 첫 순서였다.

지난 5일 여기자 간담회에서 정권 초기의 어려움을 ‘입덧’에 비유했던 김 여사는 이날 “입덧이 끝나고 새 생명이 태어나면 잘 키워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자식 농사가 어렵다 해도 정성으로 보살피면 바르게 성장하지 않느냐”며 “시정이나 도정, 국정운영도 이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보살피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중앙과 지방이 서로 조화롭게 일해야 국민이 행복하고, 국가가 성공할 수 있다”며 “입장이 다르다고 삐걱거리고 의견을 달리하면 지방도 국가도 함께 실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는 “서울시장 부인을 해봤기 때문에 단체장 안사람의 역할에 대해서 좀 안다”며 “드러나지 않게 챙기고 신경 써야 할 일이 참 많다. 가정도 돌보고 내조도 하고 경우에 따라 ‘쓴소리’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추석 연휴가 낀 9월 들어 김 여사의 외부 활동은 눈에 띄게 잦아졌다. 여기자 간담회(5일), 보육원 방문(6일), 전방 군부대 방문(11일), 재래시장 방문(12일) 등으로 이어지는 바쁜 일정이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접촉하기 어려운 계층을 적극적으로 살피는 등 김 여사의 활동 폭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 직전인 12일 방문한 재래시장에서 상인들과 떡볶이를 함께 먹고, 고추장 국물이 셔츠에 튀자 “괜찮아요, 빨면 됩니다”라고 말하는 등 김 여사는 평소 소탈하고 격의 없는 면모를 보여 왔다. 그래서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본격적인 ‘김 여사 마케팅’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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