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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차이나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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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차이나 쇼크'가 세계 경제를 강타했다.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주식을 내다 팔아 종합주가지수가 26포인트 떨어졌고,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4.3원 오른 1170.7원을 기록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8일 "과열된 중국 경제를 냉각시키기 위해 효과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발언하자 세계 주요 증시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세계의 공장'역할을 해온 중국 경기가 식으면 세계 각국의 경기에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지난 28일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2%와 2.1% 하락했다. 29일 홍콩 증시에선 중국 기업 주식들로 구성된 H지수가 4.5% 하락했고, 대만의 가권지수도 2.6% 내렸다.

국제원자재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28일 뉴욕 상품 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구리 선물은 전날보다 4.7% 하락하며 상품선물시장의 가격 폭락세를 이끌었다. 니켈 값도 6.7% 급락했다. 6월물 금 선물 값도 3.3%나 떨어졌다.

국내 증시에선 종합주가지수가 2.9% 떨어진 875.41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456.04로 4.7% 떨어졌다.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사상 가장 큰 규모인 773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27일 이후 사흘 연속 주식을 순매도했고 그 규모는 1조원을 넘는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날 38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사흘째 주식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처분해 달러로 바꾸는 바람에 환율이 크게 올라 달러당 원화 환율은 1170원을 넘어섰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그동안 한국 증시로 외국인 투자자가 몰린 것은 달러 약세와 중국 특수에 따른 수출증가 요인이 컸다"며 "달러 약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마저 긴축에 들어가면 외국인들은 매수 강도를 줄이거나 주식을 내다 팔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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