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정주부의 윤락행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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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가정이 흔들리면 사회가 흔들리고,나라가 흔들린다.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기본단위다.일체의 화복(禍福)이 가정에서 출발해 가정으로 돌아간다.예절.교육.도덕 모두가 가정에서 시작해 가정으로 귀착된다.지금 우리 가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리사회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 단적인 예가 중산층 주부의 윤락행위다.경찰이 밝힌바로는 매춘알선업자인 결혼상담소,남성고객 명단 3백45명,공무원.대기업 간부부인 등 중산층 주부로 구성된 윤락조직이다.몇 안되는 중산층의 심심풀이 작태였다고 무시할 수 있는가.가 정주부 윤락행위는 이 사회 성도덕 문란의 축소판이다.매춘알선자를 매개로 수요자-공급자채널이 상설화돼 있다.또 한 사회를 주도하는 중산층그룹이 어쩌다 저지른 일시적 불륜이 아니라 상설채널을 통해 성의 문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사회가 썩어 가정마저 이 꼴이라는 개탄이나,가정이 이러니 사회가 이 꼴이라는 울분은 동전의 앞뒤다.그러나 원죄(原罪)는 가정에서 출발한다.개개인 모두가 제 가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때문에 생겨난 사회악이다.
사회가 추악해 내가정을 허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핑계일뿐이다.자신의 도덕,내 가정의 도덕을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 탓을 돌리고 스스로의 도덕과 가정윤리를 파괴하는 것이다.
로마제국의 멸망은 가정파괴에서 비롯됐다는게 역사 학자들의 분석이다.성도덕이 문란해지고 이른바 「목욕탕 문화」가 극치에 이르면서 제국은 내부에서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제국도 못되는 소득 1만달러의 소국 사회 풍조가 이 지경이라면 우리 장래는 가망이 없다.「심심해서」「자녀 과외비를 충당키위해」윤락행위를 했다는 주부들의 진술이 더더욱 안타깝다.여성의사회진출이 눈부신 때다.기술교육.자원봉사 등 「심심한」 여성들이 사회참여할 기회는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이 모든 것을 마다하고 성의 노리개를 찾아나섰다는게 이 사회의 적신호다.가정을 지키자.가정을 소중히 해야 내가 살고 나라가 산다는 공감대를 확산할 도덕성회복운동을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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