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에 올림픽참가 직접 설득-카터 미국 前대통령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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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북한의 애틀랜타올림픽 참가에 결정적 역할을 한 지미 카터 전미국대통령(사진)은 18일 북한 김정일에게 올림픽 참가결정을 직접 설득했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애틀랜타 소재 카터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애틀랜타올림픽 참가는 평화와 조화를 목표로 하는 올림픽 정신에 비추어서도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80년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61개국이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도록 유도한 장본인으로 그 결과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옛 소련이 보복으로 불참하면서 다수사회주의국가들의 올림픽 보이콧을 초래했었다.
그는 『지금도 80년대의 모스크바올림픽 보이콧 주도는 적절한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이 애틀랜타올림픽 불참의사를 밝혔던 올해초 북한 김정일에게 『애틀랜타올림픽 참여가 북한에 왜 유리한가를 자세히 설명,설득했다』고 말하고 이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로부터 『올림픽 참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회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이 애틀랜타올림픽 참가를 유도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함으로써 자신의 대 북한 영향력을과시했다.
이날 카터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부인 로절린여사와 함께 질문에 대답한 카터 전 대통령은 국제분쟁이나 기아문제에 대한 카터센터의 역할을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언젠가 남.북한은 통일이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한반도 통일은 남.북한 지도자들이 협상을 통해 통일을 가능케할 수 있는 원칙에 동의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통일원칙」은 북한측이 상대적으로 한국에 대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 상태에서 남.북한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국측은 북한측의 요구를 상당수 수용해야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애틀랜타=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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