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인애틀랜타>르완다서 함께 출전 무가보.무테가와마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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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아마호로,아마호로!』 내전의 아픔을 딛고 출전한 아프리카 동부 르완다의 세라핀 무가보(27)와 도나타 무테가와마소(16).이들은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아마호로』(르완다어로 평화라는뜻)를 연발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남자5천.1만에 출전하는 무가보는 상위 입상을 바라보는 르완다의 육상영웅이며 여자8백에 출전하는 무테가와마소는 「영웅」 무가보에 고무돼 육상을 시작한 차세대스타.
그러나 르완다내전은 투치족 무가보와 후투족 무테가와마소를 철저하게 갈라놓았다.
후투족(90%)과 투치족(10%)은 르완다 양대 민족(총인구7백50여만명).93년말 내전이 발발,이듬해 7월 투치족의 르완다애국전선(ROF)이 수도 키갈리를 장악하고 새 정권을 수립한뒤 94년11월 내전종결에 이르는 동안 사망 자 50만명,난민 2백만명이 발생했다.
내전초기 몇개월동안 후투족의 우세로 무가보는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켜주는 투치족 난민캠프로 도망쳐야 했고 무테가와마소는 마음놓고 거리를 활보했다.무테가와마소에 대한 무가보의 육상수업도끝이었다.
94년7월 캠프를 뛰쳐나와 투치족반군에 가담한 무가보는 키갈리 점령으로 자유를 되찾았고 무테가와마소는 피난민 행렬에 끼어자이르국경까지 밀려나는 신세가 됐다.
그들의 재회는 지난해 7월.보복이 두려워 귀향을 꺼리던 무테가와마소가 올림픽대표로 선발된 것이다.
20개월만에 손을 맞잡은 「스승과 제자」는 운동화도 없이 맨바닥에 금을 그어가며 훈련을 재개했다.
『전쟁이 모든 걸 망쳐놓았어요.우리만이라도 싸우지 말자고 난민캠프로 사용됐던 종합운동장 이름을 평화스타디움으로 바꿨어요.
』 육상에만 10명이 출전하는 르완다선수단은 프랑스 독지가의 도움으로 애틀랜타에서 지난달 26일부터 20일동안 전지훈련을 가진뒤 선수촌에 입촌했다.
애틀랜타=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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