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에이즈 치료 약값 낮추길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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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에이즈 치료제를 판매하는 제약회사는 탐욕을 버리고 약값을 낮춰라」는 요구사항을 앞세운 환자.감염자가 주축이 된 단체들이연일 학회장에서 시위를 벌인다.
미국의 대표적인 감염자 단체는 액트업그룹.이들의 주된 활동은에이즈 연구를 위한 정부예산을 늘리고 자신들의 치료제인 약값을내리도록 제약회사에 압력을 가하는 일.이들 단체는 에이즈 감염자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는 인류애로의 승화까지를 내세워 지구촌 한가족운동을 펴기도 한다.
이처럼 자신들의 목소리를 양성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이유는 사회가 이를 포용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에이즈 감염자나 환자중 많은 수가 고학력의 지식층이라는 점도 조직적인 활동의 밑받침이 된다.따라서 에이즈 감염자나환자인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자신들의 질병감염 경로,현재상태,앞으로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등을 대중에 공개하 고 매스컴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해 일반인들에게 경각심을 고취시킨다.
일례로 캐나다에서 유명한 여성 변호사였으나 에이즈 환자로 현재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루이스 빈더(47)는 『남편이 외도로 에이즈에 감염된 후에도 자신과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계속해에이즈 환자가 됐다』고 밝혀 무방비상태로 노출될 수 있는 여성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29세의 음악가인 라이던 설직도 『동성연애로 에이즈에 감염된지 21개월이 됐다』며 『현재 감염되지 않은 파트너의 도움으로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정상적인 생활과 투병생활을 하고 있으며 나의 병은 조만간 의학의 발달로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자로서 자신의 병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를 피력했다.
밴쿠버=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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