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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영화"인디펜던스 데이"서 대통령役 빌 풀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27일 한국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할리우드 흥행대작 『인디펜던스 데이』는 우주인의 공격에 백악관이 콩가루가 되는 장면이 논란과 함께 큰 선전거리가 된 영화.영화속 대통령 빌 풀먼은 바로 이 장면을 진짜 미국대통령 클린턴과 함께 ■ 악관에서 봤다.영화 내용에 흥미를 가진 백악관측이 일반공개 하루전인 지난달 20일 제작진을 초청,비공식 시사회를 가진 것.풀먼은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불경스런」장면이 걱정돼선지 처음엔 다들 대통령 옆에 앉기를 꺼렸어요.그러자 대통령은 저보고 「당신이 대통령이죠」하며 앉으라고 하더군요.영화 도중 대통령은 「오! 저런!」을 연발하며 스릴을 즐기는 모습이어서 안심했죠.』풀먼은 대통령 이 백악관 폭발 장면에선 조금 놀란듯 보였지만 영화가 끝나자 『우리 국민의 애국심이 잘 묘사돼 기뻤다』며 환히 웃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이 그런 평을 할만큼 이 영화에는 미국 제일주의가확연히 깔려있다.특히 풀먼이 맡은 대통령은 강인하면서도 인간적이고,실수연발이다가도 결정적 순간 현명함을 되찾는 미국 영웅주의의 화신이다.
『제군들이 우주인을 격퇴하는 7월4일은 미국이 아닌 지구의 독립기념일이 될 것』이라는 그의 대사는 세계경찰국가를 이끄는 총수의 자신감을 드러내준다.
코믹한 영화 내용에 비해 너무 무표정한 연기가 흠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풀먼은 영화의 메가톤급 성공으로 스타덤에 올라앉았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샌드라 불럭의 애인으로 나와 로맨틱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심어줬던 그는 배우치고는 평균적인 용모에다 약한 카리스마 때문에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출연이 결정되면 촬영장에 살림을 차릴만큼 몰두하는 연기스타일이 제작자들의 인정을 받아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캐스퍼』에서 주연급 배우로 떠올랐고 마침내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미국을 구하는 영웅이 됐다.
『처음에는 황당한 공상과학만화로 여겼지만 대통령역이 다른 영화처럼 허약하지 않고 2차대전영화 속의 윌리엄 홀덴 같은 히어로여서 기꺼이 수락했다』는 그는 실은 일욕심 때문에 출연제의를거절하지 못하는 배우로 소문나있다.
현재 그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로스트 하이웨이』등 3개 작품에 겹치기출연 중이다.
『흥행오락물을 벗어나 예술영화로 한국 관객에게 인정받을 기회』라며 싱긋 웃어보인다.
뉴욕=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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