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정부질문초점>통일.외교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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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6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질문에선 북한체제의 미래를 둘러싼 의원들의 질의가 폭주했다.식량난등 최근 심상찮은 북한 내부상황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과연 북한이 이대로 붕괴하고 마는지』 정부측의 정확한 진단을 촉구했다.
◇북한은 위기상황인가=궁금하긴 여당의원이나 야당의원이나 마찬가지였다.신한국당 정재문(鄭在文.부산진갑).박세환(朴世煥.전국구)의원등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실상이 과연 어떤 상태냐』며 『남북문제를 주도권을 갖고 순리로 풀려면 북한을 안심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국민회의 천용택(千容宅.전국구)의원도 『북한체제의 미래를보는 시각에 따라 우리의 대응도 달라질수 있다』며 『앞으로 북한이 붕괴될 것으로 보는지』를 물었다.야당의원들은 『지난 4.
11총선때 판문점 충돌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처럼 북한 상황을 국내정치에 이용하려는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답변에 나선 이수성(李壽成)총리와 권오기(權五琦)통일부총리는『김정일(金正日)을 중심으로 한 군부구조가 위기관리능력을 키우고 있어 급격한 체제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그러면서도 李총리는 『공개할 수 없으나 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쌀 지원문제=정부가 내세운 쌀 지원 전제조건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식량지원에 있어서 만큼은 전향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신한국당 황병태(黃秉泰.문경-예천)의원은 『위기에 몰린 북한의 전쟁도발을 막기 위해 중요한 수단이 식량지원 』이라며 『작년에 북한에 준 쌀 15만이 인도적 차원의 1회성이라면 이제는 장기적 전략을 고려한 식량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수적인 자민련의원도 같은 주장을 폈다.자민련 김현욱(金顯煜.당진)의원은 『우리 통일정책에 일대 결단과 선택의 시기가 왔다』며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 북한에 대해 일방적으로 자유화조치를 선포하라』고 요구했다.특히 민간자선단체를 통한 쌀 지원만큼은 전격적으로 허용하라는게 대부분 의원들의 주문이었다.
李총리는 답변을 통해 『북한에 지원된 쌀이 군량미로 전용되고있다는 사실이 여러 경로로 확인됐다』며 『정부차원의 지원은 쌀의 용도에 대한 투명성이 먼저 보장돼야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만주폭격 실언=신한국당 의원들의 침묵과는 달리 야당의원들은 金대통령의 만주폭격 발언을 대북 정책의 혼선과 연결지어 문제삼고 나섰다.
국민회의 양성철(梁性喆)의원은 『남북대화를 바란다면서도 대통령이 만주폭격 운운해 북한을 자극했다』며 『정부가 북한의 안정적 변화를 유도한다는 것과 배치되는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자민련 이동복(李東馥.전국구)의원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이 내심 흡수통일을 생각하며 표면적으로 흡수통일을 배격하는게 아니냐』고 가세했다.
그러자 李총리는 『흡수통일은 결코 정부 방침이 아니다』고 못박은뒤 『대통령이 일선 장병들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지,북한을 자극할 의도가 아니다』고 해 우발적인 발언임을 변호했다.
◇대북정책 혼선=국민회의 김상우(金翔宇.서울광진갑)의원은 『지도자의 확고한 철학부재로 인해 정책은 원칙과 일관성이 없으며여야합의없이 정책이 추진돼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당도 정부를 옹호하지는 않았다.신한국당 박명환(朴明煥.서울마포갑)의원도 『현정부 취임후 무려 18번이나 대북한 정책기조가 바뀌면서 적대감만 확대재생산했다』고 공격했다.공세일변도의 분위기에서 안기부장 출신인 신한국당 김덕(金悳.전 국구)의원은『사실 북한같이 불안정하고 불가측한 상대와의 관계에서 정책의 일관성유지란 말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다』며 정부측을 옹호했다.
李총리는 『대북정책의 기조는 변함이 없지만 북한태도가 유동적이고 주변정세가 변하기 때문에 전략상 다소의 신축성을 기하고 있다』며 혼선주장을 반박했다.그는 『정부정책은 분명 흡수통일이아니라 평화통일』이라고 다시 못박았다.
김진.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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