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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5.18사건 22차공판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5일 열린 12.12및 5.18사건 22차공판은 재판부가점심도 거른 채 증인신문을 강행,오전 공판이 오후2시까지 진행되고 오후 공판은 오후3시50분에야 속행.
이에 대해 변호인단과 일부 방청객들은 『재판부가 고령의 피고인들을 상대로 점심도 거른 채 증인신문을 계속한 것은 인권을 너무 무시한 처사 아니냐』는등 불만을 토로.
법원 직원들조차 『사선 변호인들마저 사임,더이상 재판지연의 우려가 없는데도 재판부가 공판을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푸념하는 분위기.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피고인은 법정에 들어서며 평소와 달리 재판장에게 목례조차 하지 않고 바로 피고인석에 착석,사선 변호인없이 진행되는 재판에 대한 불만을 표출.
특히 全피고인은 재판정 정면을 당당하게 응시하던 이전 모습과는 달리 앉은 자세에서 몸을 왼쪽으로 수차례 기울이는가 하면 어깨가 처진채 고개를 여러번 숙이는등 침체된 모습을 보여 재판거부마저 여의치 않자 사실상 재판을 포기한 것 아 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이날 5.18사건 관련 첫번째 증인으로 나선 유병현(柳炳賢)당시 합참의장은 고령에 지팡이를 짚고 나왔으면서도 전역이후 오랜 외교관 생활이 몸에 밴 듯 만면에 미소를 띠며 깔끔한 모습으로 나타나 증인석에 착석.
柳씨는 답변할 때도 『예』라고 딱 끊어 또렷하게 대답하는가 하면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꼼꼼하고 세련된 자세로 증언.
특히 柳씨는 검찰이 검찰조서의 사실여부를 확인하자 『다 읽어보지 않고는 모르겠다』며 한장 한장 넘기며 확인하는가 하면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아 처벌을 걱정한 적은 없느냐』는 이진강(李鎭江)변호사 질문에 『처벌 받을 만한 내용이 저에겐 해당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기도.
…『황영시(黃永時)당시 참모차장이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을 전면에서 총지휘했다』는 김기석(金基錫)증인의 검찰진술을 놓고 변호인단과 검찰이 법정에서 첨예하게 충돌하자 재판부가 말리는등 한차례 소동.
이날 金씨를 상대로 반대신문에 나선 변호인단은 『총지휘했다고진술한 것으로 돼있는데 사실이냐』고 물은데 대해 金씨가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자 김상희(金相喜)부장검사가 벌떡 일어나 『黃피고인이 「주도했다」고 했지 「총지휘했다」고 말한 적은 없다.공소사실을 호도하지 말라』고 주장,재판부가 수사기록을 직접 찾아보기도.그러나 재판장이 직접 관련부분 조서를 큰소리로 낭독하는 과정에서 『총지휘했다』는 金씨의 진술을 확인해줘 검찰이 판정패. 한편 정호용(鄭鎬溶)피고인은 증언을 마치고 퇴정하면서악수를 청한 金씨에게『군인답게(말)하라』고 했다가 재판장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이철희.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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