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위 파렌코프 의장"위원회 철저히 중립 … 시민·후보들이 신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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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간의 직접 토론은 유권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 대한 토론 교육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12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중심가의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미 대통령선거 토론위원회(CPD)의 프랭크 J 파렌코프 주니어(69·사진) 공동의장은 올해 처음 도입되는 후보 간 직접 토론 방식에 대한 기대가 컸다.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 법대를 졸업했으며, 1980년대 최장기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6년)을 지냈다. 현재 미국게임산업협회 CEO 자리도 맡고 있다.

-처음으로 후보 간 직접 토론 방식을 포함시킨 이유는.

“유권자들은 핵심 사안에 대해 후보들이 자기 입장에서 직접 공격하고 방어하는 모습을 관찰할 권리가 있다. 그래야 판단에 더 큰 도움이 된다. 유권자 토론 교육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존 매케인이나 버락 오바마 후보 측에서 반대나 수정 요구는 없었나.

“처음으로 후보 의견을 묻지 않고 결정했는데, 다행히 후보 모두 동의해 줬다. 사소한 두 가지만 바꿔 달라고 했다. 당초 우리가 정한 1차 토론 주제는 국내 문제였다. 그러나 이후 그루지야 사태가 터지자 두 후보 측 모두 외교정책 분야를 먼저 토론하게 해달라고 요구해 수용했다. 또 우리는 탁자를 앞에 놓고 의자에 앉아 토론하려고 했는데, 후보 측은 첫 토론의 경우 연단 앞에 서서 토론하게 해달라고 해 받아들였다.”

-인터넷을 통한 참여 방식도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2차 토론은 유권자들이 참여해 질문을 던지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과 공조해 내슈빌 주민 중 중립적인 유권자 100~125명을 뽑았다. 이들 외에 토론을 지켜보는 미 전국의 유권자 중 희망자는 인터넷으로 직접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유권자 참여를 더욱 늘리고 효율적인 토론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다.”

-올해 대선 토론의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나.

“차트 하나 없이 빈 종이와 펜만 갖고 하는 것은 CPD의 대통령 후보 공식 토론이 유일하다. 특히 이번에는 후보 간 직접 질의 응답식 토론이 이뤄지기 때문에 후보들의 진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유권자의 65%가 토론을 본 뒤 후보를 ‘심각하게’ 결정하겠다고 답변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토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

-토론회 장소로 대학을 선택하는 이유는.

“젊은 유권자에 대한 교육 차원이다. ”

-사회자 선정은 어떻게 하나.

“사회 전반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방송인 중에서 고른다. 신문 기자는 TV 토론에 대한 기술적 측면에 익숙하지 않아 제외된다.”

-짐 레러가 올해도 토론 사회자로 선정됐다. 88년 이후 11번째다.

“그는 미 국민들과 언론인 사회에서 놀라운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금까지 뛰어난 능력으로 모범적이고 중립적인 토론회를 이끌었다. 96년의 경우 공화당의 밥 돌 후보와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 모두 ‘짐 레러가 세 번의 토론회 전부를 사회 보게 해달라’고 요청해 수용했을 정도였다.”

-대선 토론을 이끌어가는 CPD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유권자와 후보 측의 신뢰다. 우리는 철저하게 중립적인 방식으로 일을 진행시켰다. 우리는 지금까지 정부, 정당, 후보 측 누구로부터도 한 푼도 지원받지 않았다. 이런 것이 모여 힘을 얻었다. 돈은 사적으로만 모으지만, 토론회 개최 자금 전부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유치한 대학은 후원자 물색을 통해 100만 달러 이상을 내야 한다.”

-민주당 의장 출신과의 운영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나.

“현재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다. 늘 폴 커크 의장과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통해 상의한다. 전직 상원의원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도 철저하게 중립적으로 운영하며 자체적으로 다양하게 사람을 뽑는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도 CPD 이사다. 두 달 전 오바마 후보가 캐롤라인에게 부통령 후보 선정 일을 맡기자 그는 이사회에 불출석한 뒤 어떤 결정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일을 마무리 지은 뒤 다시 돌아왔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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