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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부러지는 말하기 누구에게나 자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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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방송은 전파죠. 공기와 같아요. ‘온 에어’라고들 하잖아요. 방송을 하고 나면 허전합니다. 기록이 남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책을 쓰는 것도, 내 사업을 시작한 것도 ‘축적에 대한 열망’이 중요한 동기였습니다.”

최근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딴 사업체 ‘PJY홀딩스’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백지연(44·사진)씨. 그는 사업이 정말 재미있다고 했다.“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머릿속으로 그렸던 걸 현실에서 그대로 이뤄가는 것이 정말 좋아요. 나만의 왕국을 만들어 가는 거죠.”

그가 3년 전 처음 한 사업은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이었다. 당시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성공을 자신하고 스피치 코리아를 설립했다.

“미국 한 서점에서 책을 읽다가 미국인들이 ‘대중 앞에서 말하기’를 가장 두려워한다는 설문조사 내용을 접하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죽음보다 두려운 것이 말하기라니, 말 권하는 사회인 미국에서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겠어요. 되는 사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차근차근 기반을 다져갔다. 그동안 대기업이나 로펌·병원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업체 임직원이 이 회사에서 교육을 받았다. 서울 신촌과 청담동에 방송 스튜디오를 갖춘 교육원을 두고 방송인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얼마 전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최민호 선수 등 국내 유명 유도 선수들에게 방송 인터뷰 요령을 가르치기도 했다. 최 선수에겐 “꾸밈 없이 솔직한 모습을 보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웅변학원이나 리더십 회복센터,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들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버스나 지하철에서 소리 지르기 수준의 교육으로는 근본적인 말하기 훈련이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목표는 자신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표현해서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것입니다. 지하철에서 담력을 시험해 봤다고 해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죠. 제대로 공부한 전문가가 아니면 이런 것들을 올바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그는 내년부터 초·중·고등학생 대상 말하기 교육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온라인 교육도 준비 중이다. IPTV 사업과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설립은 벌써 상당히 진척됐다. 지난 6월 IT 솔루션업체인 트라이콤의 자회사 트라이콤앤미디어와 손잡고 PJY홀딩스를 설립함으로써 기술적인 기반도 마련했다.

“말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말하기와 쓰기는 다릅니다. 문어체와 구어체가 다른 것처럼요. 입학·취업 면접 때, 회사 프레젠테이션 할 때 등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서 말하기 능력은 꼭 필요한 자산입니다.”

그는 스스로 국내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방송에서 잔뼈가 굵었고, 학문적 배경도 갖췄다”는 것이다. 그의 경력을 보면 그런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다. 1987년 입사 5개월 만에 MBC의 9시 뉴스 앵커를 맡은 이후 96년까지 8년8개월간 그 자리를 지켰다. 대학에서 심리학,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1년간 유학했다. 아침 방송, 오후 방송, 토크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등 앵커가 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섭렵했다.

올해엔 케이블TV에도 진출했다. XTM에서 금요일 자정에 방송하는 ‘끝장 토론’ 프로그램의 앵커로 활약 중이다. 점잖은 지상파 방송의 지루한 토론 프로그램과 달리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토론 프로그램이다.

“제가 원래 논리적으로 정리 안 되는 걸 못 참거든요. 출연자들이 앞뒤 안 맞는 말을 하거나 얼토당토않은 방식으로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걸 지켜보고만 있기가 쉽지 않아요. 제가 끼어들려고 할 때마다 후배인 PD가 ‘선배, 제발 들어가지 말아요. 싸우게 놔둬주세요’라고 소리쳐요.”

그는 스스로 ‘모범생 기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숙제야’라고 머릿속에 입력되면 반드시 잘해야 한다. 지금까지 출간한 책 5권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앵커로서 성공한 것도 ‘숙제 잘하는 모범생’이었기 때문이란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해내고야 만다는 것이다. 친자 확인 소송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켜낸 아들은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 됐다.

“사업도 잘될 거라고 생각해요. 전 성실하고, 절대 일탈하지 않거든요. 앞으로 제 인생이 어떻게 가지 쳐 나갈지 모르지만 성실하게 살면 세상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난 성실했는데 잘 안 됐다’는 건 아마 1%가 모자라서 그랬을 거예요. 남의 성공은 쉬워 보이지만 진짜 성실하기란 쉽지 않아요.”

박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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