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작 "트위스터""더 록" 여름 극장가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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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회오리 바람과 독가스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수백 상공으로솟구쳐 올랐다가 떨어지든지 7초만에 전신이 부식되는 독가스를 맡든지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한여름의 더위를 말끔히 씻어줄할리우드의 흥행대작 『트위스터』와 『더 록』이 13일 나란히 개봉돼 정면으로 한판 붙게 됐다.두 작품은 모두 여름 성수기를겨냥해 할리우드의 흥행 귀재들이 큰맘 먹고 만든 1급 오락물이다.그러나 그 소재와 분위기는 사뭇 달라 우열을 가리는데는 개인적 취향이 크게 작용할듯하다.
『트위스터』는 『주라기 공원』의 저자 마이클 크라이튼이 각본을 쓰고 『스피드』의 장 드봉이 감독을 맡았으며 조지 루카스의ILM이 특수효과를 맡았다.
여기에 스티븐 스필버그까지 제작에 가세했다.멤버 구성만 봐도흥행성을 가늠할 수 있는 이들이 흥행요소로 지목한 것은 환상적인 공상도,피가 튀는 액션도 아닌 대자연.집과 트럭까지 삼켜버리는 회오리바람 트위스터다.
어린 시절 트위스터에 아버지가 날려가는 광경을 목격한 조(헬렌 헌트)는 기상학자가 돼 트위스터의 신비와 애증어린 싸움을 벌인다. 조는 돌풍 가운데 감지기를 넣어 그 생리를 파악한 다음 예보시스템을 만드는게 꿈이다.
줄거리는 조가 자신의 꿈을 달성하기까지 트위스터와 벌이는 싸움을 축으로 전개된다.
여기에 다양한 영화적 장치들이 곁들여진다.동료였다가 현재 이혼소송중인 남편 빌(빌 팩스톤)과의 로맨스와 동료애가 가미되고라이벌 기상학자와의 경쟁이 긴장을 고조시킨다.그러나 이 영화의진짜 매력은 특수효과를 사용한 트위스터의 사실 적 재현에 있다. 영화의 돌풍 장면은 먼저 보잉707 제트엔진으로 바람을 일으켜 촬영하고 나중에 트위스터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넣는 방식을 취했다.
미리 트위스터가 만들어 내는 바람의 향방을 치밀하게 계산한 다음 그래픽을 덧씌워 마치 실제같은 착각을 준다.
트위스터 25분을 만드는데 플로피디스크 1천2백만장 분량인 17조바이트의 메모리가 사용될 만큼 정교한 특수효과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러나 캐스팅과 스토리 구성.캐릭터 설정의 취약이 흠이다.
『트위스터』가 소재로 눈길을 끄는 대신 드라마가 약한 반면 『더 록』은 새롭지 않은 액션영화의 다양한 구성요소를 최상급으로 결합한 작품이다.
국가기밀 임무를 수행하다 희생당한 부하들의 유가족이 보상금조차 받지 못하는 대우를 받는데 분노한 해병대 준장 허멜(에드 해리스)은 부하들과 반란을 일으킨다.
해군기지에서 가공할 위력의 VX가스 미사일을 탈취해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의 알카트라스섬에 배치하고 정부를 상대로 1억달러를요구하고 나선 것.
허멜이 미사일을 배치한 곳은 일명 「더 록」으로 불리는 악명높았던 과거의 형무소.이곳에 침입하기 위해선 구조를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FBI가 찾아낸 유일한 적임자는 세상밖에서는 사망처리된채 30년째 독방에 감금돼 있는 영국스파이 메이슨(숀 코너리).
그는 유일하게 더 록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던 인물이다.영화는메이슨이 독가스 전문 FBI요원 스탠리(니컬러스 케이지)등 진압대를 이끌고 탈출로를 역류해 들어가 벌이는 활동상을 그린다.
그 이후 상황은 총격전과 폭발.난투극등 할리우드 액션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로 버무려진다.
여기에 등장인물들의 개성적인 캐릭터와 그들 사이에서 전개되는인간적인 드라마가 섞이면서 영화의 질을 한단계 높인다.
『지옥의 묵시록』에 나오는 말론 브랜도를 연상시키는 허멜 준장의 캐릭터는 주연보다 더 매력적이다.
지난 여름 52세로 사망한 명제작자 돈 심슨이 단짝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지막으로 만든 작품.『나쁜 녀석들』의 마이클 베이가 연출했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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