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교길 성폭행당해 퇴학두려워 숨겨-여중생이 학교서 출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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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만삭이 되도록 임신 사실을 숨겨온 여중생이 교실에서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옮기던중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1시5분쯤 서울S여중 3학년4반 교실에서 기말고사를 치던 柳모(16)양이 산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것을 급우들이 양호실로 옮긴뒤 양호교사에 의해 119구급차로 병원으로 이송도중 3.2㎏의 남자 아이를 순산했다.
柳양은 지난해 10월 귀가도중 집근처에서 성폭행당했으나 임신사실을 모르고 지내다 올해 4월에야 임신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柳양은 임신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면 퇴학당할 것이 두려웠고 맞벌이하는 엄격한 부모로부터 야단맞을 것이 두려워 만삭이 되도록 복대를 착용해 임신 사실을 학교와 가정에 숨겨온 것으로알려졌다.
柳양은 입원 4일만인 지난 1일 퇴원,집에서 요양중이며 아이는 H아동복지회에 위탁된 것으로 알려졌다.柳양은 1년뒤 복학할계획으로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해 수리된 상태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일을 계기로 세태 변화에 맞는 실질적인 학교 성교육과 상담체계를 수립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시달할 방침이다.
김남중.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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