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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곤지암초등校 各학년 번호따라 짝지어 義형제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같은 반 아이들에게 따돌림이나 받지 않을까,상급생들에게 돈을빼앗기고 매를 맞는 건 아닐까.아이를 학교에 보낸 부모의 걱정이 보통이 아닌 요즘같은 세상에 전교생이 친형제.자매처럼 우애를 쌓아가는 학교가 있다.1학년부터 6학년까지 여섯명씩 의형제.자매를 맺도록 한 경기도 광주군 곤지암초등학교(교장 朴仁煥)가 바로 그곳.
이 학교가 꾸준히 펴고 있는 「잔 정(情) 나누기」의 하나로의형제.자매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3월부터.한학년에 세학급씩전교생 7백80명의 작은 학교지만 학년을 넘나들며 알고 지내기는 어려울 터.
반.번호에 따라 무작위로 형제.자매 짝을 지어 매주 수요일 아침 체육조회 때마다 모여 조이름짓기,조별로 땅빼앗기,굴렁쇠 굴리기 같은 놀이를 통해 친해질 기회를 꾸준히 만들었다.
형제.자매가 없거나 한명뿐인 요즘 아이들에게 한꺼번에 언니.
여동생 다섯명 혹은 형.남동생 다섯명이 생기는 색다른 경험이 시작됐다.
특히 6학년생들은 의형제.의자매 단위로 진행된 봄야외학습과 걷기대회를 통해 맏형.큰언니 노릇을 톡톡히 배웠다.
『야외학습때 제일 재밌었어요.걸어가면서 형이 가르쳐주는 동요를 따라부르기도 하고 형이 막내를 무동태우고 주머니 터뜨리기도하구요.』집에 여동생 한명뿐인 4학년 강의모군의 말이다.
『6학년생들이 행사내내 인솔자 노릇을 했으니 선생님들이 크게할 일이 없었죠.』4학년 이봉희 교사의 말처럼 맏형노릇을 하는6학년생들은 신립장군묘소까지 걷기대회때 1학년생을 업어주는등 힘든 적도 많지만 모두들 보람있어 한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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