磁性으로 암세포 추적 나노캡슐 국내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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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자성을 이용해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 의대 송시영 교수팀은 생체 내에서 분해되기 쉬운 캡슐에 항암제와 자성물질을 집어넣은 나노입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캡슐을 몸 속에 주입하고 암이 발생한 부위에 자기장을 걸어주면 암세포 주위로 약물이 몰려드는 약물 전달체계까지 만들었다.

항암제는 암세포 이외에 정상세포까지 죽이는 부작용이 있어 사용에 제한이 많았다.

송교수는 "캡슐화된 나노입자와 자성을 이용하면 15배의 양에 해당하는 항암제와 맞먹는 약효를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약물 효과의 최대화와 약물 부작용의 극소화 등 두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노입자 캡슐은 직경이 164나노m로 1㎜의 6100분의 1이다. 이 캡슐 안에 항암제와 함께 철 원자로 이뤄진 미세한 자성물질을 집어넣는 것이 기술의 핵심. 이 나노캡슐은 체내에 들어가 3일 만에 절반, 5일 만에 완전히 약물을 방출한다. 자성물질과 섞여있어도 항암효과는 원래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암세포만 선별해 치료하는 방법은 항체와 효소 요법 등이 있다. 미국에서 지난해 자성을 이용한 약물이 개발됐지만 항암제를 철분에 부착하는 형태여서 캡슐이 기술적으로 앞선다는 평이다. 송교수는 "현재 국내 특허출원 중이며 이르면 1~2년 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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