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대역이 대외활동” 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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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은 7월부터 흘러나왔으며, 7월 이후부터는 사실상 대역이 김 위원장을 가장해 대외활동을 해 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베이징(北京)의 한 대북 소식통은 9일 “7월 말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의 건강이 심각하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 뒤로 접촉한 북한 측 인사들로부터 ‘7월 이후 김 위원장의 대외활동은 ‘제 2호’, ‘제 3호’로 불리는 그의 대역들이 수행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이 갑자기 쓰러졌다는 첩보를 8월 22일께 입수했다”며 “중국인 의사 5명이 평양에 급파됐다는 미확인 첩보도 들었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뇌졸중 전문의사 2~3명이 방북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7월부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북한 측 인사들의 입에서 간간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며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행사 같은 국가적 대사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그의 건강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증거로 봐도 크게 무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과 일본 등의 주요 외신들은 김 위원장의 불참에 대해 ‘중병설’을 긴급 보도했다. AP·로이터 통신 등은 김 위원장이 몇 주 전 뇌졸중(stroke)증세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CNN은 평양발로 “김 위원장의 9·9절 행사 불참이 그의 건강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심각한 질병으로 고통 받아왔으며,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보도를 알고 있으나 추가적인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NYT) 인터넷판은 “김위원장이 “심각하게 아프다(Kim Jong-il is seriously ill). 그러나 심각하게 생명에게 지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인터넷판 머리기사에서 “김정일이 평소 당뇨병과 심장 계통의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인터넷판에서 “김정일의 동정이 한 달 가까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건강 상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발작으로 쓰러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진세근·장세정,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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