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권투자 예상깨고 부쩍 늘어-증시 물량규제 약효상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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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공급물량을 조절하는 등 정부의 주가관리는 점점 소용없는 일이되고 있다.무엇보다 내국인이 해외증권투자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전처럼 인위적 증시개입이 자주 행해질 경우 앞으로는 주가흐름 왜곡뿐 아니 라 국내자금의해외유출등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므로 정부는 신중한 판단을 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27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이후 해외증권투자가 자유화된 뒤부터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증권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예상을 뒤엎고 과감한 투자활동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4월과 5월 두달동안의 해외증권 거래규모는 주식의 경우 매입17억7백만원,매도 2천6백만원으로 집계됐다.채권매입도 7천7백만원정도 됐다.이는 해외증권투자 자유화 이후 국내투자자들은 한달에 8억5천만원어치 정도의 해외증권을 사들였 다는 것을 의미해 자유화 이전 한달평균 매입액 1억4천만원의 6배나 급증한것이다.게다가 자유화 이전엔 개인과 법인이 투자액에서 차지하는비율이 비슷했으나 자유화 이후엔 개인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해외증권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증권투자는 지난 94년 7월부터 개인 5억원,법인 10억원 한도내에서 허용돼오다 올 4월부터는 이 한도가 완전히 풀렸다.5월말 현재 총 투자잔액은48억1천6백만원.
대우증권 관계자는 『자유화 이전엔 해외증권투자에 대한 문의가거의 없다시피했으나 자유화 이후부터는 한주에 2~3건씩 투자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개인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해외증권 투자활성화는 여러면에서 새로운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우선 정부의 주가관리 역작용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해외증권투자의 길이 열리면서 투자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졌기때문에 정부가 주가관리에 나설수록 이에 실망한 자금의 국외이탈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는 얘기다.또 내달부터 경쟁매매방식으로 거래되는 장외거래주식회사(코스닥 증권)란 또 다른 주식시장이 생기는 것도 정부의 주가관리를 무의미하게 만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이에 따라 시장관계자들은 『과 거와 같은 증시에 대한 양적.직접적인 규제는 부작용만 야기하는 만큼 시장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증권정책이 전환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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