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국제수지 복합惡材 주식시장에 때아닌 한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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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식시장에 때아닌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종합주가지수의 장기적지지대를 위협하는 830대까지 수직하락하면서 증시침체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장세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시장엔 매수세력이 실종되다시피 하고 있고 이에 따라 주가는 소량의 매물로도 힘없이 밀리는 전형적인 약세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주가.거래량이 연중 최저수준을 맴돌 때면 바닥권 인식이확산되면서 반등 기대감이 살아났으나 이번 경우엔 오히려 비관적인 전망만 무성하다.그만큼 최근 침체장의 양상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일부에선 장기 지지대 역할을 해온 종합주가지수 830대까지 무너지면 기술분석상으로 700선대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까지 말한다.삼성전자등 경기관련주가 주로 포함된 대형주지수는 이미 장기지지선인 660선이 붕괴돼 최근 3년이래 최저수준으로 가라앉았다.
증시를 이처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물론 경기(景氣)문제다.국제수지등 거시변수들이 예상보다 어렵게 꼬여가는 가운데 정부.민간단체등은 올해 경제성장 예측치들을 당초보다 낮게 수정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또 물가불안에 따른 정부의 통화긴축 우려감으로 그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자금시장이 경색조짐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증시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한때 연 10%선을 깰 듯하던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어느새 12%선을 넘볼 정도로 시중 자 금사정이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결국 경제의 거울격인 증시도 이런 경제상황에 맞게 자율리듬에따라 「조정」되고 있는 것이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증시내부 형편도 영 좋지 않다.주가의 장기침체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자금을증시에서 빼내 가는 반면 신용만기물량등 매물은 시장에 넘쳐나고있다.수요세력이 부진을 면치 못하다 보니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상황이다.
물론 일부 시장관계자들 사이에선 『경기와 관련된 악재가 이미노출돼 더이상 이로 인한 추가적인 주가급락은 없을 것 같다』며낙관하는 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또 올 하반기께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확대될 예정이어서 증시 최대 현안인 수요부진 문제가다소 해소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변수인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으로 빠져들면서 바닥이 아직 보이지 않아 주가의 하향조정이 더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서명수.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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