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5만 명의 아사히카와에 있는 시골 동물원이 1200만 명이 있는 도쿄국립동물원의 아성을 제친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브랜드 경쟁력이다. 사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10년 전만 해도 연간 방문객이 60만 명에도 못 미쳐 시의회가 폐원을 거론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동물원은 소비자의 경험 가치를 가장 중요시한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쌓으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소비자(관람객)가 동물원을 찾을 때 어떤 체험과 감동을 원하는지를 연구해 그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보통 동물원은 아프리카나 남미 등 서식지별로 또는 호랑이는 호랑이끼리 뱀은 뱀끼리 모아 놓는다. 하지만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관람객이 동물의 특성과 강점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방법을 바꿨다. 입장객이 최대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표지판부터 없앴다. 또 야생 동물을 넓은 들판에 풀어놓고 거칠고 험악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아사히야마는 ‘동물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동물원’이란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 동물원하면 아사히야마를 떠올리듯 국내 각 분야의 서비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국생산성본부가 19개 분야의 서비스 브랜드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지수(100점 만점)는 지난해보다 2.9점 높아진 평균 69.1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동통신(SKT)·백화점(롯데백화점)·대형마트(이마트)·종합병원(삼성서울병원)·주유소(SK주유소)의 브랜드 경쟁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생산성본부 측은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속히 확산돼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통하는 브랜드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10~50대 소비자 4만460명 면접조사
이번에 발표하는 19개 서비스별 브랜드 경쟁력 지수는 6월 30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조사한 것이다.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등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10~50대 소비자 중 서비스별 이용자와 비이용자로 모집단을 정했다. 표본은 인구센서스에 의한 표본할당 방식으로 추출했다. 이런 방식으로 서비스 이용자 1만220명과 비이용자 3만240명 등 4만460명을 선정해 일대일 면접방식으로 방문 조사했다. 다만 조사 대상 브랜드 모두가 있는 지역에서 조사하기 위해 대형마트는 서울·대전·광주·부산으로 지역을 한정했다. 또 백화점은 서울과 광주, 종합병원은 서울, 멀티플렉스영화관은 서울·광주·부산·대구에서만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