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반환 1년 앞둔 마지막 홍콩총독 패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사람들은 내가 중국을 잘못 다루고 또 정치인이기 때문에 일부러 분란을 일으켜 중국측과 싸움을 벌인다고 합니다.그러나 나는 결코 아시아의 람보가 아닙니다.홍콩 발전에 대한 영국의 책임을 위해 싸우는 것이지요.』 사사건건 중국측과 마찰,세계의 이목을 끌고있는 크리스 패튼(51)홍콩총독이 홍콩 반환 1년을앞두고 영국의회 잡지 하우스 매거진에서 밝힌 자기 변론이다.
패튼총독은 92년 7월 제28대이자 마지막 총독으로 부임한 이래 신공항 재원 마련,최종재판소인 종심원(終審院) 설치,홍콩섬 매립 계획,인권법에 근거한 6개법 개정,9호 터미널 건설 등 각종 사안에 걸쳐 중국측과 대립해왔다.
이같은 패튼의 대결 자세는 당초 레임덕(Lame Duck)이되고 말 것이란 일반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것이다.되레 그의말 한마디,행동 하나하나는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홍콩 최초의 민주 직선에 의한 입법국 선거강행은 중국측엔 상처를 줬지만 홍콩내 민주인사들로부터는 절대적지지를 얻었다.
이 때문에 홍콩내 중국 대표기구인 신화사(新華社)홍콩 분사는최근 외국언론에 『신화사 고위관리가 인터뷰에 응해주는 대가로 패튼총독 인터뷰는 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
거침없는 말투의 패튼총독은 지난 5월 미국 방문 때 뉴스위크와 회견에서 홍콩의 거상(巨商)들이 자신들의 이익 보전에 급급,홍콩의 민주화를 반대한다는 비난을 퍼부어 홍콩 상인들의 시위를 야기하기도 했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패튼총독은 79년 보수당 하원의원에 첫 당선됐으며 환경부장관(89년)을 역임했다.
존 메이저 영국총리로부터 차기 총리감이란 찬사를 받기도 한 패튼총독이 앞으로 남은 1년여 임기 동안 과연 중국측과 어떤 줄다리기로 홍콩의 장래를 조율해 나갈지 관심거리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