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켈사장 물러난 최석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한국 오디오업계의 증인」으로 불리는 최석한(崔錫漢.58)인켈 사장이 오디오업계의 뒤안길로 물러났다.그는 94년말 인켈의새 주인이 된 해태그룹이 다음달중 인켈을 해태전자에 흡수합병키로 하자 지난주 회사를 떠났다.인켈을 국제적인 브 랜드로 끌어올리며 오디오와 함께 살아온 그의 오디오인생 뒷얘기를 들어봤다. -23년간 몸담아온 회사를 떠난 심정은.
『1천8백여 직원들과 함께 정열을 바쳐온 회사이름이 사라지게돼 아쉬움과 미련을 떨칠 수 없다.다시 태어나도 오디오사업을 하고 싶다.』 -인켈이 해태에 넘어가게 된 비화를 소개해달라.
『인켈의 그전 오너(趙東植 전회장)가 당시 사장인 나도 모르게 회사를 해태에 넘겨 무척 서운했다.충격적이었다.그때 나는 사의를 표했지만 직원들이 「사장마저 그만두면 우리는 고아가 된다」며 말려 못떠났었다.전문경영인으로선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인켈은 명성은 쌓았지만 근본적으로 시장개방 시대를 헤쳐가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나는 인켈의 가능성을 믿는다.40여개국에 수출(지난해 1억3천만달러)하는 세계 중상위권 오디오제품이지만 시장점유율은 1%다.점유율을 늘릴 여지가 아직 크지 않은가.5년내 세계 10대 브랜드로 진입할 계획도 마련했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자신이 어떻게 평가되길 바라나.
『후회없이 뛰었다.외국 도움없이 자생기술을 확보했고 미국 현지 영업활동을 통해 경쟁력도 갖췄다.해외유명상표(셔우드)를 인수했고 노조가 없을 정도로 탄탄한 노사관계도 유지했다.모두들 노력했다.』 -해태측에 바라고 싶은 것은.
『오디오사업은 큰 성장은 없지만 영원히 존속하는 성숙산업이다.해태가 훌륭히 키워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겠지만 남게되는 직원들은 정열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 계획은.
『15일 아내와 함께 서강대 대학원과정(그리스도사회복지학과)에 응시했다.공부를 하면서 차차 생각해보겠다.』 (연세대 상대를 나온 그는 상업은행을 거쳐 73년 인켈에 입사해 기획관리부장.미국 현지법인 대표 등을 지낸뒤 92년 사장에 취임했었다.
) 이중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