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프라임그룹, 盧정권 실세 연루설 돌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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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 06면

최근 일부 기업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가 참여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노 주변 잇따른 ‘사정의 칼’

서울지방 국세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우리들병원을 운영하는 우리들의료재단에 조사관들을 보내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심층조사가 주업무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맡고 있다. 비영리법인인 의료재단에 대해 이례적으로 심층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들의료재단 측은 1999년 이후 받는 통상적인 세무조사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우리들병원 원장 이상호씨는 참여정부 시절 허리 디스크를 앓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술해 유명해진 신경외과 전문의다.

검찰이 최근 강원랜드와 프라임그룹 등 중견 기업을 압수수색한 것도 구여권에 대한 사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정 세력을 염두해 둔 수사는 아니라는 것이 검찰 해명이지만 이들 회사가 주로 과거 정권에서 급성장했다는 점에서 이전 정권 실세 연루설이 계속 돌고 있다.

대검 중수부(박용석 검사장)는 강원랜드가 열병합발전시설 공사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에 로비를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최근 압수수색을 했다. 이 수사와 관련해서는 옛 여권의 전·현직 유력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노승권)는 프라임그룹이 계열사 인수 과정에서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첩보를 입수해 지난 2일 광진동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임직원 5명을 출국금지했다. 프라임그룹은 테크노마트를 소유한 기업으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크게 불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갑근 부장검사)는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회장이 소유한 태광실업을 상대로 2006년 6월 농협에서 휴켐스를 헐값에 인수한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서울지방국세청은 박 회장이 소유한 태광실업과 정산 컨트리클럽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우병우 부장검사)가 수사 중인 부산 소재 B사의 1600억원대 특혜 대출과 관련해서도 참여정부 인사들이 관련돼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규선·전대월씨 등 과거 정부 시절 게이트에 연루됐다 재기한 인사들이 다시 수사를 받고 있는 점도 공교롭다.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건설공사 외압 의혹과 봉하마을 e지원 자료 유출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은 이 같은 검찰 수사에 대해 “국민의 촛불 민심을 호도하기 위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비리 의혹에 대한 규명 차원일 뿐이며 정치적인 고려는 일절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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