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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장관, 55년 만의 리비아 방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8호 01면

콘돌리자 라이스(왼쪽 사진)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리비아를 방문해 무아마르 카다피(오른쪽 사진) 최고지도자와 만났다. 미 국무장관이 적대 관계였던 리비아를 방문한 것은 55년 만에 처음이다. 리비아를 방문했던 미 국무장관은 1953년 아이젠하워 대통령 당시의 존 포스터가 마지막이었다.

라이스 “미국에 영원한 적은 없다”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은 카다피를 ‘중동의 미친 개(the mad dog of the Middle East)’로 표현하기도 했다.

라이스 장관은 리비아로 향하는 기내에서 “이번 방문은 미국이 영원한 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다피는 자신의 관저를 찾은 라이스 장관에게 오른손을 자신의 가슴에 얹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라이스 장관과 카다피는 에너지 개발과 통상 등을 통한 양국 교류 확대 방안과 대테러ㆍ중동평화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라이스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수년간 바른 방향으로 진전되어 온 양국 관계가 새 국면을 맞았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양국이 상호교역과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기초적 합의를 이루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양국 간에 교육ㆍ문화 교류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79년 리비아 주재 미 대사관이 시위대의 공격에 불타 버리는 사건을 계기로 리비아를 테러 지원국 명단에 올려놨다. 86년에는 미국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공습했으며, 리비아는 보복으로 영국에서 미 팬암기를 폭파시켰다. 하지만 2003년 리비아가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폐기를 선언하자 이듬해 국교를 정상화했다. 2006년에는 리비아를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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