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열도 아무로 나미에18세 소녀가수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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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아무로 나미에(安室奈美惠).작은 얼굴과 가녀린 손발을 가진 오키나와(沖繩)출신의 18세 가수.키 158㎝에 몸무게는 40㎏에 불과하다.
요즘 일본이 이 작은 요정에 열광하고 있다.TV를 켜면 그녀의 얼굴이 나오고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모조리 밀리언 셀러다.
스트레이트 파마에다 팬티가 보일듯이 올라간 미니스커트.그녀를 흉내내는 일본 10대 소녀들을 가리켜 「아무라(아 무로+er)」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아무로의 모든 것은 일본 젊은이들의관심대상이다.
92년 9월 데뷔한 그녀의 출발은 초라했다.큰 무대에서 노래부르고 춤추는게 꿈이었지만 무명시절인 2년6개월동안 백화점 옥상이나 역광장에서 노래부를 때 그녀 앞에 모인 행인은 불과 2~3명. 그러나 지난해 1월 발매된 『Try Me』가 대히트한뒤부터 상황은 달라졌다.단숨에 일본 연예계의 얼굴로 급부상했고지난해 11월부터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고무로 데쓰야(小室哲哉)프로듀서 사단에 들어가면서 가요계 정상에 섰 다.
10대 여성가수로는 일본 최초로 밀리언 셀러를 기록했다.지난5일 발매된 신곡 『당신은 나의 태양』은 1주일만에 인기순위 10위권안에 진입했으며 8월 개봉예정인 영화에도 출연,배우겸업을 선언했다.
아무로는 지난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첫 콘서트에 1만명 관중동원에 성공,꿈을 이뤘다.작은 몸집에 무대를 헤집고 다니며 흔드는 격렬한 춤,『울지 말아요』를 부를 때의 현란한 율동,그러나 조용하게 『태양의 계절』을 부를 때 그녀는 과거의 어두운기억을 떠올리듯 거의 울먹였다.이 모든 것이 생중계됐다.
아무로의 전국 순회공연 표는 이미 매진됐다.또 NHK는 아무로를 일본 대중문화의 얼굴로 선정,인터네트의 일본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그녀의 춤과 노래를 싣기로 했다.벌써 1년이상 지속되고 있는 그녀의 인기를 놓고 「90년대 후반 최 고의 가수=아무로」라는 전망에 이의를 제기하는 가요평론가들은 없다.아무 옷이나 걸치고 직설적 표현을 구사하는등 소박하고 솔직한 이미지. 나이로 보나,뒤를 받쳐주는 고무로 프로듀서의 능력으로 보나아무로는 야구선수 노모(野茂)에 이어 현재 10대의 우상에서 또하나의 일본전체의 우상으로 떠오를게 분명해 보인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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