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hoice] HD급 동영상 척척 … 니콘 DSLR D9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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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엄숙한 사진찍기’를 ‘대중적인 놀이’로 바꾼 것은 디지털 카메라의 혁명이었다. 디카의 놀이공간은 이제 사진에 머물지 않고 동영상까지 확장됐다. 니콘이 최근 출시한 D90은 동영상으로 확장된 놀이문화를 부채질할 것이다. DSLR급이면서 HD급 동영상 촬영기능까지 갖춘 D90(사진)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디카다.

동영상은 세 가지 기록화소수로 촬영한다. 1280×720/24fps는 약 5분, 640×424/24fps, 320×216/24fps는 20분 정도 촬영한다. Motion-JPEG 방식으로 압축한 AVI 형식 파일로 저장한다. HD급 동영상이므로 1280×720화소로 촬영하면 한 프레임이 150만 화소급이 된다. 한 프레임을 선택해 5×7사이즈까지 인화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연속으로 1시간 이상 촬영은 권장하지 않는다. 이는 발생한 열로 인해 촬상소자에 문제가 생길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저장매체는 최소한 4기가 이상이 돼야 동영상과 사진 촬영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또한 SDHC 규격에 대응하는 빠른 속도의 SD메모리카드를 사용해야 저장 과정에 무리가 없다.

광각 혹은 망원렌즈를 사용하면 동영상 화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또한 조리개를 조이거나 열어서 피사계심도를 깊게 혹은 얕게 할 수도 있다. AF렌즈를 사용하면 f/8 이상으로 조여주어도 f/8로 설정이 된다. 물론 개방조리개는 문제가 없다. 특이한 것은 조리개를 열거나 조여준 효과를 촬영 도중에는 볼 수 없다. 동영상 촬영을 일단 멈추고 조리개 설정을 바꾼 뒤 다시 촬영해야 한다. 동영상 촬영 시에는 ISO 설정이 의미가 없다. ISO 3200이나 200 모두 상관이 없다. A, S, M, P 모드 어느 것으로 설정하든지 멀티패턴 측광으로 노출이 자동 조절되며 노출 보정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상하 5단계씩 노출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노출 고정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노출이 고정된다.

니콘 카메라의 특성상 수동식 구형 렌즈도 동영상 촬영에 쓸 수 있다. 단지 매뉴얼모드인 M 모드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그리고 AF렌즈와 달리 조리개를 f/8 이상 조여도 되며 따라서 더 깊은 피사계심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화면에 약간의 노이즈가 생기는 경향이 있다.

동영상 촬영이 재미있긴 하지만 AF 기능이 없는 것이 불편하다. 마이크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인지 렌즈의 거리 조절 링을 돌리는 소리가 함께 들어가 거슬린다. 물론 마이크를 끄면 되지만 무성영화를 만들려는 사람은 얼마되지 않을 듯싶다. 라이브 뷰로 사진 촬영할 때는 AF 기능이 되는데 동영상 촬영에서 안 되는 것은 이상하다. 콘트라스트 AF방식이 늦고 초점을 맞추려고 ‘스슥’거리는 렌즈 소리가 동영상 촬영에 거슬려 AF 기능을 제거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카메라 스트랩 없이 카메라만 잡아서는 동영상 촬영 시 자세가 불안해진다. 결국 삼각대를 설치한 뒤 촬영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D90은 D80의 후속 모델이지만 상위 기종인 D300과 같은 유효화소수 12.3메가픽셀의 니콘 DX포맷 CMOS센서를 장착했다. 감도는 ISO 200에서 3200까지인데 ISO 100이나 ISO 6400까지 증감이 가능하다. ISO 800 이상에서는 노이즈 감소 기능이 작동해 색번짐, 어두운 부분의 노이즈를 최대한 억제시킨다. 또한 라이브 뷰(Live View) 기능을 이용해 촬영 시 인물 우선 AF를 선택하면 장면 속의 얼굴을 최대 5명까지 인식해 카메라가 가장 가깝다고 판단한 얼굴에 초점을 맞춰준다. 3D-Tracking 기능도 있어 구도 변경에 따라 피사체에 초점을 계속 맞춘다. 촬영한 사진파일을 확인할 때 72장씩 작은 사진으로 볼 수도 있다. 달력 표시 기능이 있어 촬영일별로 쉽게 사진을 찾을 수 있다. 컴퓨터를 통하지 않고 카메라 내에서 간단하게 사진파일을 편집할 수도 있다. 화상효과를 준 뒤 사진파일들을 내장된 음악과 함께 카메라 뒷면의 모니터로 감상할 수 있으며 HDTV 혹은 외부 모니터에 연결해 볼 수 있다. 별도 판매하는 GPS 장치인 GP-1을 부착하면 촬영 당시 위치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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