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동본 결혼 갑론을박-위헌 신청 공개변론서 열띤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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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신라왕조의 원자(元子)가 끊어져 쇠락의 길로 접어든 이유는왕족혈통을 계승하기 위해 근친간의 결혼을 고집했기 때문이며 고려 시조 왕건(王建)의 왕손이 번창하게 된 것은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과 자신의 딸 낙랑공주를 원친(遠親)결 혼시킨 덕이다.』 『촌수도 헤아릴 수 없는 수천년전의 조상이 같다는 이유로젊은이들이 마음껏 사랑하고 결혼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헌법상보장된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다.』 13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동성동본 금혼규정에 대한 위헌제청신청사건 공개변론에서 유림(儒林)들과 한국가정법률상담소등 여성계가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찬반논쟁을 벌였다.
특히 이날 전국에서 상경한 유생 5백여명은 『동성동본 금혼규정 폐지 반대』를 주장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림들은 「동성동본 불혼폐지 어불성설」이라는 격문을 통해 『현대에 품종개량을 통해 다수확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잡종강세가원인』이라며 『인간 결혼도 원친이라야 잡종강세 원칙에 따라 우성인자가 출현,수재와 영재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림들은 이와함께 유전학자 멘델의 「분리법칙」과 「독립법칙」을 들어가며 이종결합이 근친결합에 비해 우수함을 유전학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대 자연대 이정수(李廷洙)교수는 『16촌간에 결혼했을 경우 유전적으로 결함있는 아기가 출생할 빈도는 6만5천5백36분의1로 동성동본인 남녀사이에 태어난 아기가 우생학상 문제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며 동성동본 금혼 제도 폐지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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