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기의 머니 콘서트] 100년 효자가 다시 왔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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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28면

지난 100년간 주식·부동산·채권 중에서 최고 수익률을 달성한 효자는 무엇일까.

꼭 1세기 전 미국이나 한국에 1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채권’이다. 얼핏 생각하면 한국에선 가장 좋은 재테크 상품이 부동산이나 주식일 것 같지만 20년간 누적 수익률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채권이 으뜸이었다.

그러나 재테크의 큰 물결이 저축에서 투자로 바뀌면서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가 재테크 밥상의 최고 반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 약세와 고금리 현상이 맞물리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채권에 러브콜을 보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모(56·자영업자)씨는 여유자금 투자를 고민하던 중 최근 금리가 높은 ‘금융채’ 투자를 결심했다. 무엇보다 금융채는 수익률과 신용등급이 다른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최근 몇 달 새 금융채나 회사채의 수익률은 연 7%를 훌쩍 넘어섰다. 기준금리가 오른 데다 자금사정이 나빠진 은행들이 높은 금리로 은행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여러 상황을 볼 때 지금 채권 금리가 고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게다가 만기가 짧아 자금이 묶이는 것을 피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만기가 1~2년이거나 1년 미만인 단기채권 상품도 늘고 있다.

물론 채권에 투자할 때도 반드시 짚어봐야 할 게 있다. 첫째 신용위험이다. 채권은 지급 금리가 확정돼 있지만 발행 회사가 부도날 수도 있다. 특히 소매 채권시장에서 투자자가 직접 채권을 샀다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자칫 신용도가 낮은 채권을 샀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둘째로 이자율 위험이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중간에 이자율 변동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만기일 이전에 매각하려면 채권 값이 이자율 변동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새겨둬야 한다. 이자율이 상승해 채권 값이 떨어지면 만기일 이전에 매도할 때 원금을 손해볼 수도 있다. 따라서 개인마다 다른 자금운용 계획에 맞춰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끝으로 세후 수익률이다. 채권은 표면금리를 기준으로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한다. 세후 수익률을 관심있게 점검하라는 얘기다. 특히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라면 표면금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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