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디즈니社 제작자 돈 한 "노트르담의 꼽추" 홍보차 내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월트 디즈니사의 새 만화영화 『노트르담의 꼽추』를 홍보하기 위해 내한한 제작자 돈 한은 3일 한국 관객들을 『우리에게 매우 충성스런 팬들』이라고 표현했다.그리고 한국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세계 순회 홍보여행의 첫 방문지가 서울』이 라고 상징적으로 답변했다.한국은 디즈니 만화영화의 세계 10대시장에 든다. 디즈니사는 매년 여름이면 「야심작」이란 형용사를 수반하는 신작 만화영화를 어김없이 내놓는다.『노트르담의 꼽추』는 34번째 장편만화영화인데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작품은 94년의 『라이언 킹』.돈 한은 이 『라이언 킹』을 제작한 주 인공이며 91년 『미녀와 야수』도 그가 만든 성공작이다.
이번 『노트르담의 꼽추』는 『미녀와 야수』팀이 다시 뭉쳐 3년반동안 공들인 작품이다.이들은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1831년에 발표한 소설을 뮤지컬 만화영화로 각색했다.
돈 한과 함께 내한해 한국 영화기자들과 만난 아트 코디네이터랜디 풀머는 『노트르담의 꼽추』의 특기사항으로 첨단 컴퓨터기법에 의한 스펙터클한 장면들을 꼽았다.마을축제의 수라장 장면,6천명의 파리시민이 모인 군중장면 등이 컴퓨터 합 성 이미지(CGI)기법에 의해 연출된 일대장관이라는 것.
돈 한은 『노트르담의 꼽추』를 소재로 택한 이유에 대해 『등장인물들이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종지기인 꼽추카지모도는 물론 집시 댄서 에스메랄다,비뚤어진 영혼의 소유자인심사관 프롤로등 인물들의 성격이 살아있다는 것 이다.
그는 또 위고가 깊은 관심을 보였던 고딕양식의 건축들을 컴퓨터기법을 사용해 사실적으로 재생해냈다고 자랑했다.하지만 『노트르담의 꼽추』는 원작에서 인물들을 따오긴 했지만 스토리는 많이바꾸었다.무엇보다 비극적인 주인공 카지모도를 영 웅으로 승화시켜 밝은 축제 분위기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돈 한은 『카지모도를 구원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버림받은」 인물로 그리고,그가 운명을 극복하고 영웅으로 승화됨으로써 인간의 숭고한 영혼을 찬양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노트르담의 꼽추』는 군데군데 재미와 감동의 장면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존의 디즈니 성공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진부함이 있다.원작의 슬픈 여운을 해피 엔딩으로 바꾼 것은 『인어공주』를 떠올리게 하고 에스메랄다는 『알라딘』 의 자스민공주와 흡사하다.또 카지모도의 친구들인 석조상 세마리는 『라이언킹』의 품바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등 최근의 디즈니 만화영화를 꾸준히 본 사람이라면 새로운 느낌을 받기 힘들 것같다.
제작진은 전체적으로 밝은 기운으로 이끌어가고자 했지만 워낙 중세의 고딕 분위기가 암울해 초반의 무대가 어두운 것을 피할 수 없다.과연 한국 팬들의 「충성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디즈니사는 한국 팬들에 대한 서비스로 한국어 더빙의 목소리 주인공에 톱 탤런트 채시라를 기용했으며 미국에서 올 포원이 부른 주제가를 한국어판에선 솔리드에 맡기는 성의를 보였다.여덟곡의 노래가 삽입된 음악은 『포카혼타스』로 아카데 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앨런 멘켄.스티븐 슈왈츠 콤비가 담당했다.한국개봉은 7월6일 예정.
이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