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도 ‘결합상품’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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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사망·질병·의료비 보장 등을 모두 합친 통합형 보험이 생보업계의 주력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28일 각종 보험 상품을 하나로 묶어 가족이 함께 가입할 수 있도록 한 통합형 보험상품을 생보사 가운데 처음으로 내놓았다. 하나의 보험에 가입하면 가족 전체가 사망이나 질병 보장을 받고, 실제 쓴 의료비도 지급받을 수 있다. 또 여러 가지 보험에 따로 가입할 때보다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각종 통신 서비스에 함께 가입하면 요금을 할인해 주는 통신회사들의 ‘결합상품’과 유사하다.

삼성생명이 이날 시판한 ‘퓨처30+퍼펙트 통합보장보험’은 ^사망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치명적 질병(CI) ^중풍과 치매 등 장기 간병 ^의료비 보장보험 등을 한 개 상품으로 통합했다. 선택할 수 있는 보장 특약만 28가지다. 또 한 건의 계약으로 본인과 배우자, 자녀 3명까지 함께 가입할 수 있다. 미혼일 때는 본인만 가입하고, 결혼한 뒤엔 배우자와 자녀를 추가할 수도 있다.

박현문 삼성생명 마케팅실장(부사장)은 “보험 가입 기간 중에 배우자나 자녀를 추가로 가입시킬 수 있고, 특약도 언제든지 더 넣거나 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료도 각종 보험에 따로 가입할 때보다 30% 정도 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단 실손의료비 보장 등 일부 특약은 3년마다 보험료가 변동된다.

대한생명도 다음달 1일부터 ‘토탈 라이프플랜 종신/CI 보험’을 시판한다.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는 종신보험이나 치명적인 질병에 걸렸을 때 보장받는 CI보험을 기본으로 하고, 26가지 질병·재해보장·실손의료비 특약을 선택할 수 있다. 본인과 배우자, 자녀 2명까지 함께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번 계약을 하면 가입자나 특약을 추가할 수 없다.

또 신한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 종신보험과 CI보험에 실손의료비 보장을 결합한 ‘신한트리플종신보험’(가족 가입은 안 됨)을 판매한다.

하지만 이미 개별 보험에 들어 있는 사람이 기존 계약을 합쳐 새 통합형 보험으로 옮길 수는 없다. 이런 경우라면 통합형에 가입하면서 기존 보험에서 보장이 충분치 않았던 부분이나 보장하지 않았던 부분을 선택해서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계 1, 2위인 삼성·대한생명이 통합형 보험을 시판함에 따라 다른 생보사들도 유사한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대한생명은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교차 판매에서 통합형 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교차 판매는 생명보험 설계사가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 상품을, 손해보험 설계사가 종신·연금보험 등 생명보험 상품을 팔도록 한 것이다. 손해보험업계에선 2003년 12월부터 자동차보험과 상해·어린이·실손의료비 보험을 한데 묶은 통합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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