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돌아온 이천수 결승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K리그로 복귀한 수원 삼성 이천수左가 2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434일 만에 골을 넣은 뒤 조원희와 함께 베이징 올림픽에서 육상 3관왕을 차지한 우사인 볼트의 세리머니를 흉내 내고 있다. [수원=뉴시스]

역시 이천수(27·수원)는 승부사였다. 가장 극적인 순간 이름값을 해내는 해결사였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치열한 열정으로 K리그 복귀골을 만들었다.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삼성하우젠컵 2008 8라운드.

후반 24분 이천수가 하태균과 교체 투입되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돌아와 수원 홈팬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이천수는 왼쪽 측면을 날쌔게 돌파하며 조원희에게 오른발 중거리슛 기회를 제공하더니 후반 37분 결국 스스로 결승골을 만들었다. 백지훈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찍어준 패스가 서동현을 지나치자 골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방향을 바꿔 굳게 닫혀 있던 인천의 골문을 열었다. 수원은 이천수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천수는 울산 소속으로 뛰던 지난해 6월 20일 현 소속팀 수원을 상대로 골을 뽑아낸 뒤 435일 만에 골을 뽑아냈다. K리그 통산 37호 골.

수원은 이날 승리로 후반기 2연승을 달렸고,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컵대회에서도 5승2무1패(승점17)로 A조 선두를 지켰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흡족하지 않은 경기 상황에서 이천수 본인이 출전을 자청했다. 이천수의 골은 자신을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잘된 일”이라고 기뻐했다. 이천수는 “감독님이 좋은 타이밍에 투입해 줘 감사드린다. 어려운 경기에서 골을 넣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정규리그에서 12위로 힘을 못 쓰던 전북 현대는 컵 대회에서 펄펄 날았다. 전북은 B조 경기에서 ‘보스니아 특급’ 다이치의 2골을 앞세워 광주 상무를 3-0으로 완파하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4승3무1패(승점 15점)를 기록하며 조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선두 성남과의 승점 차는 불과 1점. 전북은 남은 두 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하면 자력으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쥔다. 개인 통산 200승을 노렸던 울산 김정남 감독은 성남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겨 오는 주말 광주전으로 기록 달성을 미뤘다. 제주 원정에 나선 서울은 이청용의 동점골과 김치우의 짜릿한 역전골을 묶어 2-1로 승리했고, 대구 FC는 에닝요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대전을 3-1로 꺾었다.

수원=최원창 기자, 온누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