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뽕 파티 충격 강남유흥가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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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논현동.역삼동.청담동 등에 밀집해 있는 강남의 고급 룸살롱 업주나 종업원들의 상당수가 히로뽕에 물들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이 혐의가 있을 만한 20여군데를 조사한 결과 아홉군데에서 종업원.고객 등이 히로 뽕을 투약해온 것으로 적발됐다.
『수사를 확대할 경우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걸려들 것』이라는 수사관의 말대로 강남유흥가에 히로뽕이 만연되고 있음이 입증된 셈이다.
서울지검 강력부가 룸살롱의 히로뽕 수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 3월18일.국회의원.사업가 및 일부 부유층 인사들이 강남의 고급 룸살롱에서 히로뽕을 투약하고 여종업원 등과 문란한 성관계를맺고 있다는 첩보에 따른 것이다.
첩보에 따르면 강남유흥가에서 제법 이름이 있는 마담이나 종업원들은 부유층 인사들의 집에까지 찾아가 「대가」를 요구한 것으로 되어있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유명 인사들의 히로뽕 복용사실은 밝히지못했으나 이들중 상당수가 이번에 적발된 룸살롱의 단골고객인 점으로 미뤄 추가수사결과에 따라선 혐의점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검찰은 마약사범 최문재(崔文在.구치소에서 자살)씨가 지난달 변호사를 통해 서울구치소에 히로뽕을 밀반입하려던 것을 적발하기도 했으며 상당수 룸살롱이 崔씨로부터 히로뽕을 공급받아온 사실도 밝혀냈다.
이번에 마담과 여종업원이 구속된 역삼동 마우이 룸살롱과 삼성동 모노 룸살롱은 단골손님의 면면이나 술값 면에서 타의 추종을불허하는 손꼽히는 업소.하루 매출액이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상회한다는 이들 룸살롱은 법조계 인사들을 비롯해 정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특급으로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처벌을않을 수 없느냐』는 「민원성 청탁」이 수없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한편 이들의 마약복용 실태를 보면 역삼동 실크룸살롱 마담 한정은(韓定恩.29)씨의 경우 마약밀매자(미체포)가 『피로회복에 좋다』며 권하는 바람에 89년2월부터 최근까지 투약하다 구속됐다. 이밖에 샤넬룸살롱 마담 조현숙(曺賢淑.24)씨는 94년9월 1백50만원을 주겠다는 손님을 따라 외박하다 몰래 맥주에 타놓은 히로뽕을 마신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룸살롱 후배들과 환각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검찰은 『히로뽕 밀매자나 복용자들이 룸살롱에 단골을 맺은 뒤업주나 종업원들에게 히로뽕을 전파하는 수법으로 수요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수사를 전 유흥가로 확대하고 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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