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횡포 갈수록 심하다-88CC등 그린피 마구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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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골프장의 횡포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업에서는 「고객만족 최우선경영」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유독 골프장만 무풍지대다.
자기들 멋대로 원칙을 정하고 무조건 따르라는 식이다.「고객이왕」이 아닌 「업주가 황제」인 전횡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몇가지 사례를 들어보자.올들어 대다수 골프장이 비회원의주말 그린피를 9만원 가까이 대폭 인상했다.『적자 때문』이라는인상 이유에 「순진한」 골퍼들은 『그런가 보다』고 했다.
그러나 흑자를 보면서도 그린피를 인상,골퍼들을 우롱하고 있다.대표적인 곳이 88골프장.88은 최근 비회원의 그린피를 평일과 주말 모두 5천원씩 인상,8만원과 8만5천원씩 받고 있다.
모노카트 이용료(4명기준)도 종전 2만5천원에서 3만2천원으로대폭 올렸다.
보훈처가 운영하는 88은 지난해 38억2천4백여만원의 이익을남겼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일부 골프장에 비하면 그야말로 엄청나게 장사를 잘한 셈이다.국가기관이 운영하는 골프장이라는 이유로 「면세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린피를 인상,정부기관이 앞장서 그린피 인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서비스는 어떤가.회원이면서도 부킹 한번 하려면 담당자의 고압적인 자세에 통사정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다.곤지암.태영.양지등 20여개 골프장은 라운딩 소요시간을 일방적으로 정해놓고 이를 지키도록 강요하고 있다.코스곳곳에 시간체크기까지 설치해놓고 4시간20분 혹은 4시간40분이내에 18홀을 끝내지 못할 경우 부킹에 불이익 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플레이가 느리다고 캐디에게 「핀잔」을 듣기도 하는가 하면 뛰어다녀야 하는 경우까지 생겨 모처럼의 주말 라운딩을 망치기 일쑤다.티업 간격등은 생각지도 않고 장삿속에 급급한처사다. 또 지산CC는 회원권의 명의변경을 해주지 않고 있어 일부회원들이 집단민원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억대의 회원권을 구입하고도 회원으로서의 권리행사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사유재산권 제한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명의변경이안되는지 알수가 없다.
정부의 골프정책도 회원들의 권익보호에는 사각지대다.2억원에 육박하는 고액회원권 분양을 승인해주는가 하면 세금감면을 골자로한 법개정을 추진하는등 「골프장 봐주기」에만 신경쓰지 회원들의권익보호에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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