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세계>국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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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채반에 소담스레 얹힌 소면과 얼음덩이가 동동 떠있는 장국.
더위에 지친 입맛이 상큼하게 되돌아올 듯한 식탁 풍경이다.
사철 가리지 않고 찾게 되는 음식이 국수지만 땀 많이 나는 여름이면 아무래도 차갑게 먹는 냉국수나 비빔국수가 인기다.
고급식당에나 가야 맛볼 수 있던 메밀국수.도토리 비빔국수 등이 요즘엔 간편한 인스턴트 형태로 다양하게 나와있어 가정에서 해먹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만들기 귀찮아 포기하던 메밀장.비빔장은 물론 면 위에 뿌리는김.참깨.무즙.파.고추냉이(와사비)까지 한꺼번에 포장돼 있는 제품도 나왔다.
국수의 형태 역시 전통적인 건면(乾麵)에서부터 살짝 익힌 면을 냉장 유통시키는 생면,완전 냉동시킨 냉동면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
고혈압.간장병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메밀국수는 흔히 거무스름한 색상으로 알고 있지만 고급제품일수록 흰색을 띠고 있다. 메밀껍질은 검은 색이지만 고급 메밀국수의 재료가 되는 메밀속은 흰색에 가깝기 때문.
색상 외에 메밀 함량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다.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최근 함량이 30%대로 높아졌다.도토리 국수의 경우 5~10%가 일반적.
메밀은 국산과 중국산이 함께 쓰이지만 도토리는 국산 물량이 워낙 적어 중국산을 쓰는 회사가 훨씬 많다.
냉소면으로 쓰이는 가느다란 건면중 가장 고급은 손으로 늘여 숙성시켰다는 뜻의 수연(手延)국수.구입후 빨리 먹을수록 좋은 일반식품과 달리 보관상태만 좋으면 오래된 것일수록 제맛이 나는특이한 식품이다.
냉소면용 국수를 삶을 때 중간중간 찬물을 붓는 것은 국수 속까지 잘 익히기 위한 것.
다 삶은 후엔 찬물에 재빨리 씻어내고 얼음 위에 올려놓는 것도 더 맛있게 먹는 요령중 하나다.

<도움말=오뚜기식품연구소 장희규 선임연구원.요리연구가 최경숙씨> 이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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