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서 중앙아시아 회의 한국 외교 보폭 넓힌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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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호 17면

최근 수년 사이 중앙아시아에서 한국 정부와 재계·언론계의 주목을 많이 받는 나라는 카자흐스탄이다. 성원건설·우림건설 등 한국 건설업체들이 카자흐스탄의 랜드마크 격인 수도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자원 협력의 잠재성이 부각되면서다.

신각수 외교부 제2차관을 대표로 하는 우리 정부 대표단이 25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리는 제3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2006년 6월 CICA의 18번째 정회원국으로 가입한 이후 처음 참석하는 것이다. 신 차관은 29일까지 머물며 예르멕바예프 카자흐 외교 차관을 만나 9일 이명박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한다. 두 정상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 만나 47억 달러 규모의 발하슈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한전·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CICA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심이 돼 아시아의 상호 신뢰 구축과 평화 증진을 위해 만든 협의체다. 설립 주역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다. 그는 집권 3년째인 1992년 10월 러시아에서 독립한 국가들의 힘을 결집해 만들었다.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을 비롯해 중국·러시아·이란·이집트·터키·인도·몽골 등 18개국이 가입했다.

나자르바예프는 97년 국토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수도를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이전하고, 서방 자본을 유치해 2000년 이후 7년 연속 9%대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고유가 붐을 타고 석유·천연가스 관련 수입이 늘어난 덕택이었다. 지난해 10월엔 아스타나에서 우리 기업이 짓고 있던 아파트 준공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한국 기업의 활동에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9월, 한승수 총리는 올 5월 각각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자원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6일엔 한국과 중동지역 22개국의 협력 채널로 기능할 한국·아랍 소사이어티(KAS)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한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아랍 정부의 대표 10여 명이 참석한다. KAS는 한국과 중동 국가의 문화교류와 경제협력을 위해 지난 5월 만든 기구다.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의 호응 속에 상당한 오일머니도 유치했다. 알마티의 CICA 회의와 KAS를 계기로 한국 외교가 자원·에너지 분야는 물론 다양한 지역·문화권에서 역량을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주
●24일 2008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 ●24~26일 스르잔 케림 UN 총회 의장 방한 ●28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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