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간판] '덕지덕지 간판' 확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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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의 모델이 된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상가건물의 현재 모습(사진위)과 간판 교체 뒤의 가상도(사진아래). 수지읍도 올 연말까지 추가로 사업이 시행되는 지역이다.

'오는 10월, 여러분을 아름다운 간판 거리로 초대하겠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빠른 도시 팽창률을 보이고 있는 경기도가 '아름다운 간판'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도와 경기도 내 각 시.군은 신축 건물과 상가에 대해 간판 제작.부착과 관련된 엄격한 조례도 제정할 계획이다. 중앙일보의 '아름다운 간판'캠페인에 광역단체가 동참한 것은 서울시에 이어 두 번째다.

경기도는 23일 도내 주요 도시의 상업.주택중심지역에서 불법.불량 광고물을 걷어내 국제 수준의 미관도시로 가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우선 수원.안양.고양.안성시의 중심거리 5.3㎞를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가꾼 뒤 간판 정비 효과를 도내 전역으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번에 지정된 시범지역은 간판공해로 도시 환경이 심하게 망가진 ▶수원시 역 주변과 향교로(1.4㎞)▶안양시 만안구 중앙로(2.2㎞)▶고양시 일산구 중앙로(1.0㎞)▶안성시 대천동 명동거리(0.7㎞) 등이다.

경기도는 기초자치단체들과 이들 네지역의 불법.불량 광고물 2549개를 철거하고, 불량 간판 3029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로운 표준 모델로 교체한다. 간판 정비사업은 다음달 1일부터 4단계로 나눠 추진해 이르면 오는 10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디자인 전문가.시민단체.광고협회를 중심으로 '민간자율정비추진위원회'를 구성, 주민과 상인들의 동참을 유도키로 했다. 오는 11월에는 아름다운 간판 공모전과 순회 전시회도 연다. 간판 공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시범지역의 간판 정비 효과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행사다.

특히 경기도와 용인.안산시는 새로 건설될 신도시와 주거단지는 물론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 지역에 대해서도 엄격한 내용의 간판 제작.설치.부착기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새 조례가 만들어지면 상가들의 간판 난립을 사전 예방할 수 있고 사후의 간판 관리도 손쉬워진다.

경기도 정승희(鄭昇熙)주택과장은 "아름다운 간판 운동은 단순한 정비를 넘어 '국제수준의 가로환경 업그레이드'사업"이라며 "간판 정비에 따른 이익이 상인들에게 돌아가고 시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지는 만큼 자발적인 동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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