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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고추’가 서울광장에 온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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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영양 고추가 고향을 떠나 서울 한복판에서 축제를 연다. 경북 영양군은 22일부터 이틀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특산물 고추를 주제로 한 ‘H.O.T(Health, Origin, Taste) 페스티벌’을 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축제는 이날 오후 5시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영양 고추의 세계화 선포식, 어린이 고추밭 체험, 고추아가씨 선발대회 등으로 이어진다. 1670년 정부인 안동 장씨가 썼다는 한글로 된 최초의 조리서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 나오는 음식이 재현돼 시식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시·군이 주최하는 특산물 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경북 오지에 있는 영양군은 20여 년간 본 고장에서 고추축제를 열었으나 접근이 불편해 참가 인원은 3만 명 정도에 그쳤다. 신임 권영택 군수는 2년 전 소비자가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대도시로 직접 찾아가자는 제안을 했다. 이에 영양군은 서울의 심장부인 서울광장을 빌리기 위해 서울시를 찾아갔다.

서울시는 전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했으나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영양군이 ‘도농상생’을 내세우며 호소하자 결국 광장을 내줬다.

지난해 열린 첫 서울 축제는 이틀 동안 6만 명이 찾았다. 영양군 전형제(53) 농정과장은 “택배 주문 등 5억원어치 고추 판매에 홍보까지 감안하면 20억원어치 효과를 올렸다”고 자평했다.

올해는 고추아가씨 선발도 전국대회로 격상시켰다. 지난달 예선에선 전국에서 150여 명이 출전, 이 중 24명이 23일 서울광장에서 본선을 치른다. 앙드레김·엄앵란씨 등이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권 군수는 “영양 고추가 왜 가장 비싼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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