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홍성우씨 대결양상-가닥잡힌 민주당 당권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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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접점을 찾지 못하던 민주당 당권경쟁의 가닥이 잡혔다.
범개혁그룹 대표주자 홍성우(洪性宇)최고위원과 주류(主流)대표이기택(李基澤)고문의 대결양상이다.
범개혁그룹의 「홍성우 카드」는 개혁세력의 양축인 김원기(金元基)공동대표와 이부영(李富榮)의원의 타협의 산물이다.
金대표측은 그동안 『李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이 깨진다』며 화합형 인물로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워왔다.반면 李의원측은 『당의 자체혁신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대표로 나설 뜻을 강하게 내비쳐왔다.그렇게 평행선을 달리던 16일 金대표가 돌연 洪최고위원을 찾아 『당신이 맡아달라』는 한마디를 건넸다.李의원도 18일 『洪최고위원 추대에 적극 나설 것』임을 밝혔다.선뜻 내키지는 않지만 자신들이 나설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한발씩 양보해 차선책을 찾은 셈이다.
대표출마를 고사하던 洪최고위원도 18일 입장을 바꿨다.그는 『당이 절박한 위기에 처해있고 대다수가 「당신밖에 없다」고 하는데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외면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당권도전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다.18일 저녁에는 金대표 와 단 둘이만나 최고위원 지분배정등 계파 안배문제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해진 것은 이기택고문측이다.그동안 대표로 점지해두었던 장을병(張乙炳)공동대표가 만성위궤양을 이유로 대표직을 물러나 20일 입원,수술까지 받게 됐기 때문이다.張대표의 사퇴및 입원은 정치현실에 대한 환멸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洪최고위원도 『어차피 이기택고문과 경선에서 맞붙게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힌 상태다.그러나 李고문측 일부에선 『李고문이 낙선할 경우의 충격도 고려해야 되지 않느냐』며 충분한 지분보장을 전제로 한 「洪대표 단일후보안」을 받아들이자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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