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KBS 임성훈.이계진 두남자 MC 앞세워 안방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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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임성훈(46)과 이계진(50).두 관록의 MC가 빚어내는 오전10시의 향기는 어떤 느낌일까.
KBS-2TV는 지난 12일 부분개편과 함께 평일 오전11시대에 방송돼 온 『독점,여성시대』를 오전10시로 옮기고 제목을『이계진의 독점,여성』으로 바꿔 이 시간대 인기프로인 MBC 『10시! 임성훈입니다』에 도전장을 냈다.두 프 로는 똑같이 주부와 재택자를 대상으로 한 교양 토크쇼.진행자의 이름을 제목에 넣는 유행에서 드러나듯 요즘 토크쇼의 흥행은 진행자의 캐릭터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관록과 지명도에서 내로라하는 두 MC의 대결은 MBC와 K BS의 치열한 아침 경쟁구도와 맞물려 적잖은 관심과 흥미를 자아낸다.두사람은 진행 스타일 면에선 사뭇 대조를 보이는 관계.임성훈이 깔끔하고 빈틈없는 도시적 세련미를 자랑한다면 이계진은 어눌하고 구수하면서 뒷심이 느껴지는 시골 스타일 이다.학교도 스타일을 따라서인지 임성훈은 연세대(사학과)고 이계진은 고려대(국문과)출신.이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오전10시대에 브라운관의 「연.고전」이 시작됐다』고 빗대기도 한다.「커피」와 「된장」에 비유되는 둘의 대조는 연예인과 아나운서라는 출발당시 이력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른다.임성훈은 『시골길』이란 노래를 낸 가수였고 75년 TBC 입사 당시 석달간 개그맨으로 활동한 경력에서 보듯 분위기가 연예인 쪽이다.그래서 대중적으로 파고 드는 능력이 뛰어나다.경력도 쇼.퀴즈.교양물.토크쇼를 두루 거쳤다.반면 73년 KBS 공채1기 아나운서로 방송가에 입문한 이계진은 92년 프리선언 이후에도 MC란 말대신 「프리랜서 아나운서」란 직함을 사용할 만큼 아나운서로서의 자긍심이 대단하다.진행 스타일도 아나운서답게 또박또박한 말투와 정확한 어법이 두드러진다.이 때문에 프리선언 후에도 연예 오락물보다 교양물 진행에 강세를 보여왔다.둘의 특성은 그들이 진행하는 오전프로에도 정확히 반영된다.『10시! 임성훈…』는 주부PD제(주부특공대 )도입.묘기 자랑.무료특진 등 화려하고 맛깔스런 품목들로 주로 도시에 사는 중산층 주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반면 『이계진의…』은 편지 토크쇼.이동 세트 진행 등 편안한 포맷과 현장성을 강조하며 서민층 주부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
둘의 경쟁 구도는 오전10시대에 인기를 누리고 있는 『10시! 임성훈…』에 『이계진의…』이 후발주자로 뛰어든 형국이지만 나이와 방송 경력은 이계진이 선배.말로 먹고 사는 두사람이지만상대방과의 한판승부에 대해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뿐』이란 말 이외엔 입을 다물어 부담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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