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직후냐 10대초반이냐 포경수술 시기.방법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태어나자마자 수술받는 것이 좋은가,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10대 초반 무렵이 좋은가」.
「자가포경수술기 시술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불법의료행위인가,집에서도 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방법인가」.
포경수술에 관한 두 가지 논란이 도마위에 올랐다.
문제는 전문가들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어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최근 의료계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포경수술에 관한 의문점을 풀어본다.
◇포경수술의 시기〓최근 유행하고 있는 출산직후 포경수술은 신생아가 생후 48시간까지는 통각(痛覺)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학이론에서 출발한다.이 때문에 마취가 따로 필요없을 뿐더러 음경의 크기가 작으므로 수술칼이 필요한 성인과 달리 기계를 이용해간단히 시술된다는 것.
포경은 귀두끝에 분비물이나 때가 끼어 요도염 등 감염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빨리 해주는 것이 좋다는 것도 출산직후 포경수술을 찬성하는 중요이론중 하나다.
물론 출산직후 포경수술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주로 담당한다.
그러나 비뇨기과 의사들의 견해는 사뭇 이와 다르다.
통각이 없다곤 하지만 단지 울지만 않을 뿐 신생아도 자신의 신체 일부가 절제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해 정신적 충격을 받을수 있다는 것.
따라서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고 수술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연령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 옳은 지는 아직 학계에서조차 이견이 분분한 형편이다.다만 사내아이의 상당부분이 자라면서 저절로 포경상태에서 벗어나 수술이 필요없어지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지금처럼일률적인 출산직후 포경수술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 이 우세한 편이다. ◇자가포경수술기〓최근 신문이나 통신판매광고를 통해 등장한 자가포경수술기의 안전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자가포경수술기는 의료기 회사인 지엠메디칼이 외국수입품을 국산화해 보건복지부의 허가를 얻은 1회용 제품으로 의사의 도움없이 집에서도 포경수술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원리는 두겹의 플라스틱 링과 실로 음경을 덮는 표피부분을 묶어 혈액순환을 차단한 뒤 7~8일후 가위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약국이나 통신판매를 통해 4만8천원의 가격으로 4만5천여개가 판매됐다는 것.
문제는 대한비뇨기과학회(이사장 李宗郁)등 전문의료단체가 자가포경수술기 시술을 불법의료로 규정,반발하고 나선 것이다.학회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식보고된 부작용 사례만 12건이며 이들중엔 부모 모르게 구입,사용하다 염증악화로 병원을 찾은 서울성동구용답동 李모(18)군등 고교생 2명도 포함돼 있다는 것.
그러나 제조업체측은 이 방법이 국립보건원과 경북대의대.가톨릭대의대 등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임상시험을 거쳤으며 부작용 사례는 단지 사용자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대 동대문병원 권성원(權誠遠.비뇨기과)교수는 『포경수술은 전문의사의 치료가 필수적인 엄연한 진료행위』라며 자가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