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공연 볼쇼이발레단 진위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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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금 미국 무용계는 11주 일정으로 미국 순회공연중인 러시아볼쇼이 발레단이 진짜 볼쇼이 발레단인지 아닌지를 놓고 시끄럽다. 세계적인 공연기획사인 CAMI사 주최로 지난 2월19일부터미국 전역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볼쇼이발레단에 대해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사무국이 「이름을 도용한 가짜」라며 로스앤젤레스연방법원에 CAM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다.
이미 공연을 마친 신시내티와 덴버의 티켓판매를 맡은 기획사에서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공연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선언하고 켄터키공연의 기획사는 별도로 CAMI에 대해소송을 제기해 문제는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이번 공연의 책임자인 CAMI의 부사장 앤드루 그로스만은 『지금 공연중인 단원들은 진짜 볼쇼이의 단원들』이라며『이번 사건은 볼쇼이극장 내부의 복잡한 문제때문에 나온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블라디미르 바실리에프 예술감독은 『현재 미국에서 공연중인 볼쇼이발레단에는 볼쇼이의 스타는 물론 소속 무용수가 한명도 포함돼 있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볼쇼이발레단의 미국공연 프로그램에는 95년 해임된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볼쇼이의 예술감독으로,이미 볼쇼이에서 은퇴한 주역무용수 11명이 볼쇼이단원으로 명기돼있다.
현재 이들의 공연은 티켓이 매진되고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는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올리고는 있지만 CAMI측이 이처럼 사실과 다르게 선전해 앞으로 적지않은 난관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공연을 앞두고 있는 뉴욕 롱아일랜드대학 틸레스센터와 레만센터측은 한때 공연을 취소하려고 했으나 『진짜 가짜를 떠나 공연의 질이 우선』이라면서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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