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관련株 "요즘 잘 나가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LG.금호산업 등 지주회사이거나 그룹 내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들의 주가가 최근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2일 거래소에서 ㈜LG는 200원(1.1%) 오른 1만8350원에 마감했고, 농심홀딩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금호산업은 790원(11.4%) 오른 7700원으로 마감, 거래일 기준으로 8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호산업은 올 들어 자회사인 아시아나 항공이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며 두배 이상 급등했고, 일찌감치 지주회사 체제를 표방한 ㈜LG도 연초 대비 두배 이상 올랐다.

이 밖에 한화.한솔제지.삼성물산.SK케미칼 등 광의의 지주회사 테마주들도 올 들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지주회사 주가가 오르는 이유로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됐고▶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있으며▶인수.합병(M&A)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꼽는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은 최근 총선 후 정부.여당의 개혁작업이 기업의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이 이어져 지주회사 주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기도 했다.

원래 지주회사는 스스로 사업을 하지 않는다. 자회사 주식을 소유하면서 자회사의 수익 가운데 보유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지분법 평가이익)을 자기 수익으로 가져간다. 현행 법상 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율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는 50% 이상이 돼야 한다. 또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은 100% 이하여야 한다.

이런 의미의 순수한 지주회사는 LG그룹의 ㈜LG밖에 없지만 최근 증권가에서 뜨고 있는 지주회사 테마는 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그룹의 모기업까지 아우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박동명 연구원은 "지주회사 테마를 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회사로 확장할 경우 SK.SK텔레콤.SK케미칼, 삼성물산.삼성전자, ㈜LG, 한화.한화석화, 금호산업.금호석유화학, 한솔제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 등까지 포함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급등한 만큼 추격 매수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회사 주식이 개별 회사 주식보다 약간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투자자들이 지주회사의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우량 자회사의 주식에 투자하기보다는 직접 우량 자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 리서치센터 박만순 상무이사는 "계열사 지분에 대한 평가를 시가로 할지, 배당 성향으로 할지 등 평가방법을 놓고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다"며 "지주회사 관련주들이 여전히 저평가됐긴 하지만 이런 점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