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조삼모사 메리트制 이제 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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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프로야구판이 「돈 판」이 되고있다.
「프로는 돈」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긴 하지만 현재 각 구단이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메리트시스템은 프로의 본질을 왜곡시키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각 구단 단장들은 올해 메리트시스템을 실시하지 말기로약속한 바있다.그러나 새로 팀을 인수한 현대가 먼저 약속을 깼다. 월별 승률 5할이상 2천만원,5할5푼이상 2천5백만원,6할이면 3천만원을 선수단에 지급하기로 했고 이미 4월에 2천만원이 지급됐다.
그러자 삼성.한화도 승리수당 지급을 약속했다.
나머지 구단중 롯데와 해태는 실시 시기를 놓고 눈치를 보고있고 쌍방울은 격려금 형식으로 수시 지급할 예정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1년 예산은 거의 정해져있다.형식만 다를뿐 결국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크게 차이가 없다.메리트시스템은 조삼모사(朝三暮四)일뿐』이라고 고백했다.
메리트시스템은 당장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피하주사」에 불과하다.오히려 페넌트레이스를 치러야하는 선수들을 지치게 만들고프로야구를 유치한 단계에 머무르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위험만크다.성적에 따른 평가는 페넌트레이스를 마친 연말에 연봉과 보너스에 반영하는 것이 더 프로답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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