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cover story] 예비교사들의 탐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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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켜서 억지로 한다면 이렇게 웃을 수 있을까요. 13명의 북 연주로 상도 많이 탔답니다.

아이들에게 골프.가야금.스포츠 댄스 등을 가르치는 별난 시골 학교? 그게 단월초등학교의 전부가 아니었다.

머잖아 초등학교 교사가 될 독자모델 신진영(여.서울교대 국어교육과 3).이지현(〃) 씨가 week&과 함께 단월초교를 둘러봤다. 그들에게 이곳은 도시의 학교와는 하나에서 열까지가 모두 다른 별천지였다. 다음에 두 예비 교사의 느낌을 간추렸다.

(1)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모두 교사를 향하고 있다니! 문득 서울의 모 초등학교에서 실습했던 생각이 난다. 애써 준비해 갔건만 딴전 피우는 녀석들이 어찌나 많은지. 이유는 "학원에서 이미 다 배워 재미가 없다"였다.

반면 이곳 아이들은 거의 학원에 다니지 않아 학교 수업에 열중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단월 어린이들의 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학원에서 배우고 학교에서 딴청을 부리나, 학원 안 다니고 학교에서만 집중하거나, 한번 열심히 배우기는 마찬가지니까.

(2) 작은 시설물에도 학생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예컨대 고학년용 책.걸상은 높낮이가 조절되는 고급형. 키에 따라 높이를 맞추면 바른 자세를 갖는 데 도움이 된다. 교실 마루에도 쿠션 작용을 하는 특수 재질을 써서 아이들이 덜 다치도록 했다. 얘길 들어보니 선생님들이 무슨 교육 박람회만 열리면 달려 가서 좋은 학교를 꾸밀 거리가 없는지 두리번거린단다. 신상수 교감선생님 가라사대 "학교가 집보다 좋아야 아이들이 학교에 붙어 살지."

(3)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파란 잔디 운동장. 같은 과 친구들에게도 물어봤지만 아직 잔디 깔린 운동장은 못 봤단다. 여기서 뛰노는 아이들은 마음도 푸르겠지. 운동장 가에 둘린 너비 1m 쯤의 녹색 길은 또 뭔가. 인라인스케이트 코스였다. 인라인스케이트와 헬멧은 학교에서 공짜로 빌려준다. 교사도 타게 한다면 이곳에서 일하겠다고 지원할 친구들이 꽤 있지 않을까.

(4) 처음 보는 아이들인데도 스스럼없이 우리에게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한다. 인사말은 "효녀입니다" "효자입니다". 참 별나다 싶었다. 하지만 다음의 느낌은 "아, 이것이다"였다. 수없이 입으로 되뇌며 조금씩 효녀.효자가 돼 가지 않을까. 우리도 교사가 되면 이런 식의 인사를 개발해야겠다.

정리=권혁주 기자<woongjoo@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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