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미륵사 복원 어렵다" 조계종추진에 전문가들 이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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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주 황룡사와 익산 미륵사는 각각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최대 사찰로 꼽히지만 건물은 모두 불타고 절터와 일부 석탑만 남아있다.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송월주 스님이 지난 1일 황룡사와 미륵사의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과연 이들 사찰의 본래 모습은 어떠했으며 복원될 가능성은 있는지에 관심이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람배치는 남아있는 주춧돌 등으로 확인됐으나실제 건물의 모습은 원형을 확인할 고증이 부족해 아직은 복원을시도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진에서 보듯 황룡사와 미륵사는 복원모형까지 제작돼 현재 독립기념관에 전시돼 있다.그러나 모형을 제시한 전문가들도 이것이추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에 얼마나 가까운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황룡사를 보자.
569년에 완공된 황룡사는 담장이 쳐진 경내지역만 2만여평이며 중심에는 높이 80에 달하는 9층 목탑이 있다.탑을 중심으로 회랑(복도)으로 둘러싸인 중심부 면적만도 8천8백평에 달한다. 황룡사 전체의 복원도를 제시한 대표적 전문가는 문화재관리국의 김동현 보존과학연구실장.
지난 92년 일본 도쿄(東京)대에서 황룡사 조형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내가 제시한 것은 외형일 뿐 내부에 대해서는아는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외형도 화엄경에 나와있는 불전도,경주 남산에 조각된 탑의 모양,그리고 같은 시대 중국이나 일본 것을 참고해 추정해 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복원은 남아있는 유적을 손상시키고 그 위에 현대건물을짓는 행위』라면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원형이 고증될 때까지는안될 일』이라고 말했다.김실장은 『만일 황룡사 전체를 복원한다면 경비는 1조원 이상,기간은 10년이 훨씬 넘는 엄청난 공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산 미륵사도 마찬가지다.지난 88년 미륵사 사찰건축으로 홍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문화재관리국 장경호 문화재연구소장은 『백제의 건물은 현존하는 것이 없어 일본의 고대건축 등을 참고해 추정해 본 것』이라며 『내가 제시한 설계안이 원형과 얼마나가까운지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복원경비에 대해서도 『천문학적 액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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