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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 24년 만에 ‘노 골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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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여자 유도에서 8년 만에 값진 동메달이 나왔다.

정경미(23·하이원)는 14일 중국 베이징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유도 78㎏급에서 에디난시 실바(브라질)를 누르기 한판승으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전에서 얄레니스 카스티요(쿠바)에게 지도패를 당했던 정경미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실바를 눌러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여자 유도는 2000년 대회에서 63㎏급 정성숙, 70㎏급 조민선, 78㎏ 이상급 김선영이 각각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올림픽 메달을 따지 못했었다.

전북 무장초등학교와 영선중고교·용인대를 거쳐 올해 3월 하이원에 입단한 정경미는 고교 3학년 때인 2003년 출전한 모든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전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경미는 어렸을 때는 태권도와 투포환을 하다가 유도로 전향한 선수.

장인권 하이원 감독은 “체력이 좋고 상대를 잡았다가 순간적으로 당기는 기술도 뛰어나다. 또 평소 체중이 78㎏를 조금 넘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5일 연속 금메달 행진을 벌이던 한국 선수단은 이날 부진했다. 남자 유도에서 아쉬움이 컸다.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장성호(30·수원시청)는 유도 100kg급 8강전에서 투브신바야르 나이단(24·몽골)에게 유효패를 당한 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 도전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장성호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 출전한 김정섭(삼성생명)과 한태영(주택공사)도 1회전을 넘기지 못하고 탈락했다. 한국은 LA 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대회까지 그레코로만형에서만 6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번 대회에선 박은철(주택공사)이 55㎏급에서 동메달을 따낸 게 전부다. 24년 만에 금메달 행진이 좌절된 것이다.

한국 여자 수영의 희망 정슬기(연세대)도 평영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에서 2분26초83의 기록으로 11위에 그쳐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정슬기는 출국 전인 2일 저녁부터 설사와 고열에 시달리는 최악의 컨디션 속에 경기를 치러 자신의 최고 기록(2분24초67)에도 한참 못 미쳤다. 정다래(부영여고)도 2분28초28(14위)로 처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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