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은 7월의 수입물가 총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0.6% 올랐다고 밝혔다. 6월(49%)보다도 상승률이 가팔라진 것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월(53.9%) 이후 최고치다.
다만 지난달 중순 이후 원유 등 원자재 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월 대비 상승률은 둔화되고 있다. 수입물가는 5월엔 전달에 비해 10.7% 오르며 정점을 찍은 뒤 6월 2.7%, 7월 1.1%로 상승폭이 줄고 있다.
이날 한은은 2분기 순상품교역조건 지수가 81.5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6% 떨어졌다고 밝혔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2005년 수준을 100으로 잡는다. 똑같은 물량의 상품을 수출해 2005년에 100개를 수입했다면 올 2분기에는 82개도 못 사올 상황이 됐다는 뜻이다.
교역조건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수출단가가 수입단가를 못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에 수입단가는 25% 이상 상승했지만, 수출단가는 10.8% 오르는 데 그쳤다. 1분기 지수도 81.3에 그친 탓에 올 상반기 순상품 교역조건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이 때문에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실속이 없다. 2분기 수출물량은 전년에 비해 11.7%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는 소득 교역조건지수는 112.7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1.3% 떨어졌다.
조민근 기자